SOUL TRAIN 296

서울

술이 만취했다고 그분이 강림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일년에 두세번. 마치 이세상이 내것인양 배포가 태평양 만큼이나 클 때가 온다. 초면의 술자리에서 말 한마디 마다 빵빵 터지고, 이 테이블 저테이블에서 시키지도 않은 술이 날아든다. 70년대나 80년대로 되돌아 간 듯 눈을 마주치는 사람마다 공감대가 느껴지고 따스란 정이 흔른다. 자리를 옮겨 처음 찾은 술집에서 조차도 반길 때가 있다. 을지로 뒷골목에 가면 그런 곳이 있다

강릉 보헤미안의 비엔나커피

팔십년대 초반 대학생들이 드나드는 카페에는 두종류의 커피가 있었다. 그냥 커피와 비엔나커피. 커피는 오직 맥스웰 가루커피 그나마 변두리 다방에서 묻지도 않고 설탕 프림이 타 나왔고, 설탕을 안넣거나 프림 양을 조정하면 성격 까다로운 사람으로 취급 받고는 했다. 그랬던 것이 구십년대 들어서면서 손님들에게 설탕과 프림을 선택해 양을 물어보는 기호의 존중을 받게 됐다. 내 기억으로 종각의 썸씽이나 볼카노 숲속의 빈터 글로리아 같은 이름난 카페에서나 맛 볼 수 있는 비엔나커피 한잔의 값은 오백원. 그냥 커피는 삼백원. 값을 치루고 반나절을 죽때리며 성냥쌓기나 참새시리즈를 주절 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당시 비엔나 커피에 올려진 크림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퍼머스트아이스크림 위에 시나몬 가루가 뿌려진 것이었는데...

픽톤의 마굿간, 블루 마운틴

열대우림 나타이국립공원. 10월에 시작된 산불이 1월까지 타올랐던 곳. 2월 폭우가 연속되어 산사태도 났지만 원시림은 강한생명력을 가지고 복원되고 있다. 이곳에 서면 풍경이 주는 감동에 빠져든다. #wolondillylookout #visitnsw #newsouthwales #800gsa #bmwmotorrad #정윤배 @ Blue Mountains National Park 픽톤 라이더들의 휴식처. 빗줄기를 바라보며 맥주 한잔의 한담. 내리는 비로 일찌감치 라이딩을 포기하고 숙소에 든 라이더. 멀티스트라다와 나의 애마 windy BMW 800GSA.

가자, 북으로... 적막한 산하.

폭설 내리고 뒤따라 삼한사온이 무색한 혹한의 날씨가 이어지더니 아파트 주변 응달에 눈이 다 녹았다. 봄 같은 날씨라고는 하나 시절은 겨울의 한가운데, 임도에는 눈이 녹았다 얼어 빙판일테고, 양지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흙이 들고 일어난 상태에 비가 제법 왔으니 곤죽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산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공도 투어 계획을 잡았다. 그렇다 한들 해 뜨고 기온이 올라갈 무렵 출발해서 기온이 떨어 질 때 쯤 복귀하는 시간 제약으로 행동반경이 2~3시간 거리. 이렇다하게 가 보고 싶은 곳이 없다. 떼빙에 참가하지 않으니 이렇다하게 투어 가자고 할 사람들도 없고, 투어 전날 밤 평상 시 투어 통행 요청하던 분 두분에게 연락한 뒤 혹시나 공지를 보고 동참 할 분이 있을까 싶어 투어 게시판에 번..

양옥집, 양구이와 손만두

청라맛집 양옥집 양구이. 소의 첫번째 위인 양. 비싸서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 중 하나여서인지 양 먹는다고 하면 대접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청라맛집으로 입소문 난 양옥집의 양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한눈에 보기에도 정성스럽게 손질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양구이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대파무침 무절임 묵은지볶음의 단촐한 반찬이 비싼 양구이를 대중적인 가격으로 내 올 수 있는 이유. 후식으로 먹는 이북식 손만두와 묵밥은 양구이로 유명한 양옥집의 서브메뉴가 아닌 메인메뉴로 등장할 정도로 맛에서 인정 받은 메뉴. #청라맛집양옥집 #양옥집 #양구이양옥집 #양구이맛집 #양구이 #청라맛집추천 #이북식손만두 #손만두맛집 #묵밥 @ Incheon, Korea

춘천 막국수

막국수 좀 먹어 봤다는 사람들이 그 맛을 인정하는 곳. 춘천에 막국수 맛있는 식당은 많겠지만, 소양강댐 가는 길,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에도 나와 있는 샘밭막국수와 사진 속의 실비막국수를 손에 꼽는다. 내가 손에 꼽는 막국수라는 맛이 집에서 만든 것 같은 막국수 맛을 내는 곳이다. 샘밭막국수나 실비막국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맛을 내는 집들을 만나 보기는 했지만, 있다가 사라지고, 혹은 주인이 바뀌거나 막국수 맛이 변하거나... 내가 알고 있는 한 이십년 동안 꾸준히 맛을 내는 집은 오직 이 두집 뿐이다. 2012년 당시. 이곳의 녹두빈대떡은 서울 큰집에서 제사 지낼 때 내오던 바로 그 빈대떡이고, 평균 이상 맛을 낸다. 이곳에서도 닭갈비를 내놓는데 춘천식 닭갈비가 아니라, 바베큐 소스를 바른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