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기분좋은만남 10

통나무 오리장작구이

연천의 DMZ 인근, 광해가 없어 유난히도 밤하늘의 별이 총총한 오지 중의 오지. 아는 사람이 알고 찾아오는 고옥에 단 한가지 메뉴 오리장작구이. 80년 세월을 사신 두분이 어린시절 부터 겪었던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지 모른다. 혹독한 시집살이를 했던 친구분 이야기 중 하나. 시아버지는 매일 술을 드시는데 만삭이 된 며느리를 무릎 꿇려 두시간 넘게 이어지는 술자리를 견뎌야 했단다. 나중에는 만삭이 된 몸이 펴지지가 않아 다른 식구가 부축해서 방안에 눞혔는데 배가 펴지지 않아 태아가 잘못될까봐 노심초사했단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한잔씩 하시기는 했지만 청하 두병을 드시면서 주고 받는 대화가 선사박물관급. 동서양의 시와 시조를 대화 주제가 바뀔 적 마다 주고 받는다. 막힘없이 암송한 시와 시조가 오가는데..

6개월만에 록키와의 만남.

록키와의 산책. 6개월만의 방문에 록키의 반응이 가장 궁금하기도 기대 되기도 했다. 방문하는 사람의 친밀도에 따라 꼬리, 눈길, 계단을 내려오는 정도가 달라 그것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다. 매번 호주에 머물다 갈 때면 가기 전 며칠 부터 불러도 반응도 안하고 못본척 무시하는데 애가 안탈 수가 없다. 한국으로 귀국 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 록키는 처다 보지도 않아 마음 한구석이 늘 안스러웠다. 또한 호주에 도착 집에 들어 설 때도 록키의 반응은 계단 위 거실에서 내려다 보며 꼬리를 몇번 칠 뿐이어서 섭섭하기 까지 하다. 이번 방문은 6개월 만, 영상통화를 할 때 록키의 이름을 불러 보기도 하고 얼굴을 볼 수 있게 해도 반응은 거의 없다. 이번 방문에서는 달랐다. 문을 들어서자 록키가 계단을 내려 오려다 다시..

서울

술이 만취했다고 그분이 강림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일년에 두세번. 마치 이세상이 내것인양 배포가 태평양 만큼이나 클 때가 온다. 초면의 술자리에서 말 한마디 마다 빵빵 터지고, 이 테이블 저테이블에서 시키지도 않은 술이 날아든다. 70년대나 80년대로 되돌아 간 듯 눈을 마주치는 사람마다 공감대가 느껴지고 따스란 정이 흔른다. 자리를 옮겨 처음 찾은 술집에서 조차도 반길 때가 있다. 을지로 뒷골목에 가면 그런 곳이 있다

서릿발 같은 순수로 마음 따듯하게 해주는 작가 이외수

유난히도 물길 깊고, 산길 깊은 46번 국도의 여행을 마치며 돌아오는 길. 오랜 시간 흠모했던 첫사랑의 애인을 만나게 되는 설레임 같은 것이 있었다. 그 설레임은 작가 이외수를 만나게 된다는 것. 내게 있어 춘천은 호반의 도시라던가, 학창시절 데이트 장소의 추억보다는 작가 이외수가 살고 있는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