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사진관/photopoem 39

가을꽃 정호승

서울거리를 함께 거닐다... 자주색 가죽 재킷을 입은 이자벨 아자니와 인사동 골목길을 거닐다... 담벼락에 비친 그림자가 꽃에 가 닿을때 시가 생각났다. 가을꽃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살다가 보면

향교동 느티나무.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링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