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정호승 서울거리를 함께 거닐다... 자주색 가죽 재킷을 입은 이자벨 아자니와 인사동 골목길을 거닐다... 담벼락에 비친 그림자가 꽃에 가 닿을때 시가 생각났다. 가을꽃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21.11.11
살다가 보면 향교동 느티나무.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링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21.11.02
멀리서 빈다 멀리서 빈다. - 나태주 -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꿀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에 다시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북한산 청담동. 2011. 10.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21.10.07
나의 실연. - 루쉰 나의 사랑하는 님은 산 허리에 있네. 그녀를 찾으려 하나 산은 매우 높아라. 고개 숙여 하릴없이 눈물로 옷깃만 적시네. 님께서 주신 선물은 비단손수건. 나는 무엇으로 보답할까. -수리부엉이. 이로부터 외면하시고 관심 끊으시니. 까닭몰라 내 가슴만 놀라는구나. 나의 사랑하는 님은 시..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16.04.11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신현림<해질녘에 아픈 사람> 2015. 4. 강축해안도로 solo tour.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신현림<해질녘에 아픈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15.05.05
기형도 ' 엄마 걱정.'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13.01.30
당신의 참 쓸쓸한 상상 - 신현림- 당신의 참 쓸쓸한 상상 더도 말고 보름간만 호텔 룸 서비스를 받으며 호사스런 식사를 하겠다고 아이스크림같이 녹아내리도록 그녀 품에 안겨 애무를 받겠다고 뜨거운 함박눈 속 바위처럼 다만 파묻히고 싶다고 더러워진 와이셔츠, 고뇌의 쇠사슬을 죄다 풀어 태풍 부는 해안처럼 울고 ..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12.10.17
유정무정 경기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 2011. 7. 우리는 매일 만나고 우리는 매일 떠나고 우리는 매일 돌아온다 ... 높이 솟은 미루나무 꼭대기에 까치집이 애틋해 까치도 그리 알리라 우리는 매일 멈추고 우리는 매일 시작하고 우리는 매일 돌아간다 떠나고 돌아옴은 벚꽃의 떨어진 수천의 꽃잎이 나..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12.07.13
우리 살던 옛집 지붕 - 이문재- 우리 살던 옛집 지붕 - 이문재- 마지막으로 내가 떠나오면서부터 그 집은 빈집이 되었지만 강이 그리울 때 바다가 보고 싶을 때마다 강이나 바다의 높이로 그 옛집 푸른 지붕은 역시 반짝여 주곤 했다 가령 내가 어떤 힘으로 버림받고 버림받음으로 해서 아니다 아니다 이러는게 아니었다.. 오래된사진관/photopoem 201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