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동물병원을 경영하던 친구가 연천군청의 축산수의사로 임명받아 근무하게 되었다.
4월 초 부터 다녀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연락만 주고 받다 마침 팀원 바베큐파티가 임진강변에서 있다고 초청해서 찾아 갔다.
의정부 집을 오후 4시에 출발, 소요산을 지나 약속시간 맞추기에는 연천군청까지 예상시간에서 약 40여 분 정도 남는다. 이십년 전 한국의 오프로드 오체투지를 시작 할 무렵, 경기북부 일원을 둘러 보다 그 이름도 찬란한 ' 하늘아래 첫동네, 늘목리.' 가는 길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굼했다. 승용4륜구동차로도 어렵지 않게 넘어 가던 폐광길이었는데, 지금쯤 포장되었을까?
동두천 시내를 우회하는 강변도로를 타다 봉암저수지를 지나 늘목리 입구, 하늘 아래 첫동네 표지판을 보고 언덕길을 올라섰다. 길은 채 2차선이 나오지 않는 포장도로. 오래 전 연천오프로드 4*4교장이었던 곳인데 들어가는 길을 못찾겠다 싶더니 어느덧 하늘아래 첫동네에 이르렀다.
전국초등학교 적동분교장. 들어가는 길 좌우 측의 전나무가 분교 들어가는 길을 한결 운치 있게 꾸며준다.
하늘아래 첫동네. 마을 풍경.
감악산 산쪽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면 내리막길. 콘크리트 포장은 금방 끝이 나고, 이리 저리 파여 돌뿌리가 들어난 험로로 이어진다.
왠만한 4륜구동차도 다니기에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길은 이내 폭우에 휩싸여 커다란 잡석들이 들썩이는 계곡으로 바뀌어 있다. 혹시나 포장이 되지 않았을까 염려스러웠던 기우는 착각, 파주의 장현리와 동두천시의 늘목리를 이어주던 길이 정비를 하지 않아 아예 끊어지게 된것이다. 차가 많아지면서 큰길을 이용하게 되어 길로써 그 용도가 필요 없어 졌던 듯 싶다.
폭우로 파헤쳐진 구간이 짧다면 어찌 내려 갈 수는 있겠는데 폐광을 지나 장현리까지의 길이 은근히 길다. 계속 이런 상태라면 완주하는 것도 어렵고, 연천에서의 약속시간에도 맞출 수가 없다.
길이 정비 될 때를 기다려 다시 오거나, 4~5명 팀을 이뤄 다시 도전해 볼일이다.
다시 올라 가려면 급경사에 스턱이 두곳.
올라가다 쓰러져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힘 꽤나 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약속시간도 놓칠 수 있다.
어렵지 않은 짧은 코스이니 잘 지나가자고 마음 다짐을 하기 위해, 개활지 너른 곳에 차를 세워. 잠시 휴식을 갖는다.
가파르기는 하나 들썩거리는 잡석이 있지는 않고, 돌뿌리가 튀어 나온 것이 두어곳 있는데, 탄력으로 올라서고, 한번 튕길 때 균형만 잘 잡아주면 어려운 길은 아니다. 어디서 스로틀을 감아줘야 할 지 이지미 트레이닝을 하고, 심호흡 한번 하고 출발,
두번 뒷바퀴가 돌뿌리에 부딪혀 팅겨올라오기는 했으나 무사히 크럭스를 통과했다.
계곡과 폐광을 둘러보고 장현리에서 연천을 향하려던 계획되로 되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단독 투어에 약속시간도 쫒기는데 무리 할 이유는 없다.
올라 갈 때 보지 못했던 채석장 연천4*4오프로드 교장 진입로는 부어놓은 잡석으로 들어 갈 수 없게 해놓았다. 길도 잡초가 무성해서 모르는 사람이라면 길이 었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연천군청 가는 길, 전곡을 빠져 나와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비교적 드넓은 연천평야를 만나기 전 우측으로 재인폭포 가는 길. 군 부대를 지나면 보개산 지장봉, 중리계곡으로 갈 수 있는 임도가 있다. 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아주 오래 전 산에서 내려와 연병장을 가로질러 위병을 서고 있는 군 보초 뒤쪽에서 부대 정문을 빠져 나간 적이 있다. 그때의 그 망연자실하던 군인들의 표정이란...
드넓은 연천평야를 지나면 우측으로 폐업한 온천 건물이 을씨년하게 서 있고, 그 옆길을 따라 들어가면 한 여름 더위를 씻어 준다는 풍혈이 있는 동막리, 그 일대에도 임도가 제법 있고, 담터계곡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있지만 군부대가 상주하고 있어 통행불가.
퇴근시간에도 뻥 뚫린 도로를 따라 잠깐 사이에 연천군청 정문에 도착했다.
연천군청에서 바라 본 신관과 휴게공간. 연천을 수없이 지나치면서도 연천읍네에 들리거나 군청에 들린 것은 처음.
인구 3만에 군인이 만팔천명이라는 곳 답게,군청 규모도 아담하다.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작은 지자체가 아닌가 싶다.
친구가 근무하고 있는 팀원의 클리브랜드. 암벽, 스킨스쿠버, 바이크를 즐기는 모험가이기도 하단다.
오랜만에 숯불에 굽는 바베큐.
연천 콩마을에서 가져온 손두부와 각종 야채와 취나물. 특히나 이 일대는 남쪽에 비해 기온이 낮아 이제서야 취가 나온단다.
운치 있는 백열등 가로등 아래에서의 만찬, 일행 중 팝송을 즐겨 듣는이가 있어 야외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니 제대로 놀러 나온 기분이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주말부부 친구, 혼자 쓰는 자취방이 넓직하다.
이튿날 싸준 구운 초란과 고대산 취나물.
오늘의 계획은
고대산 제2 등산로는 공사 중이고, 임도를 따라 조금 더 들어오면 산행안내지도와 함게 제1등산로 입구를 만난다.
고대산을 휘감는 임도가 되어 있지만, 불법 임산물 채취에서 식생을 보호하고자 철문이 닫혀 있어 아쉬움을 접고 되돌아 서야 했다.
고대산에서 독서당하길 앞에서 되돌려 나왔던 지난 번 기행문 http://cafe.naver.com/clubbenelli/1503
새로이 TRK를 영입하고 아직 바이크의 역량에 대해 채 알지 못했던 지난 10월 잡석 길, 긴오르막에서 자신이 없어 되돌아 나왔던 이야기이다.
대광리계곡 맨 끝집.
대광리 계곡을 되돌아 나오다 한 들판에서 만난 생뚱맞은 풍경.
건널목에서 경고음과 함께 차단기가 내려가고 이내 동두천발 백마고지행 열차가 지나간다.
무인건널목에서는 한층 더 지나가는 열차에 주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사문안골 계곡.
오래 전 위병 근무를 서던 곳이었는데 아예 군초소가 철수하고 없다.
이곳에서 부터 게속 검문을 받았는데 신분증을 확인하고 통과시키다, 철모에 위병이 아닌, MP라고 쓴 철모를 쓴 군인이 신분증 검사를 하고 더 이상 진입 할 수 없다고 되돌아가란다. 이제까지 통과시켜 줬는데 왜 못가냐니까, 어이가 없다는 듯 이곳 부터 민통선 안이라 허가 받은 사람들만 출입이 가능하단다.
갈 데 까지 갔을 때의 기분, 보이지 않는 창살 안에 갇혀 있다는 묘한 기분이 들었던 곳이기도 하다.
금학산과 고대산이 이어지는 안부, 앞뒤로 펼쳐진 첩첩산중 풍경이 그만인 곳인데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아쉽다.
금학산을 오르내리는 작전도로.
올라가봐야 군부대나 초소가 있을 듯 싶기도 하고, 의외로 이런 길이 험로인 경우가 많아 단독라이딩이라 하산 하기로 한다.
고대산 주차장을 지나 긴 오르막을 지나면 가옥이 몇채 있고, 군 훈련장을 지나면 사문안골 계곡.
계곡 물은 위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아 그냥 마셔도 될 만큼 청정수를 자랑한다.
한창 여름철에는 피서인파들이 모이는 곳곳에 수영금지와 취사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기도 하다.
이십여년 전에는 이곳도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다.
멀리 지장봉과 재인폭포로 향하는 고개 안부가 보인다.
전술적인 목적의 옹벽, 유사시 푹파하여 적의 진입을 방해하는 목적의 옹치이다.
지난해 11월 금학산 안부를 오르다 잡석에 치워 쓰러지고는 휴식 후 전방의 길에 눈이 쌓여 포기하고 내려 갔던 그 길을 역으로 내려갔다.
혹한기 투어기 -> 클릭 http://cafe.naver.com/clubbenelli/1631
2017월 11월 첫 혹한에 찾았던 담터삼거리.
교량 상판이 온통 빙판이라 진입 조차 못하고 돌아갔다.
담터계곡 삼거리.
관인과 창수면을 오가는 도로에서 들어서면 비포장을 한참 달리다 삼거리가 나온다.
진행방향의 우측이 고대산과 금학산 안부로 향하는 길.
좌측이 중리계곡 보개산 지장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서울 근교 보다 기온이 많이 낮아 이제서야 신록이 새록새록 올라 오는 것이 여간 이쁘지가 않다.
중리계곡 넘어가는 길,
두어번의 크럭스를 무사히 지났으나, 콘크리트 포장이 끝나는 곳의 오르막을 살펴보다 토크를 놓쳐 엔진을 꺼져 넘어지고 말았다.
험한 임도 길이라 체력 소모가 많아, 잠시 쉬기로 했다.
옆에서 보면 상당한 경사가 보인다. 듀얼바이크의 단독 라이딩 단점 중 하나가 이런 험로 경사도에서 방향을 바꾸기 위해 끌바를 해야 하는 경우 체력 소모가 엄청 나다. 임도에 들어 오기 전 당보충을 위해 초코바와 1리터 정도의 생수는 필수. 가볍게 탈 생각으로 들어왔던 터라 둘다 준비되지 않았다.
더구나 가볍게 먹은 아침으로 인해 벌써 당이 바닥을 쳤음이 몸으로 느껴진다.
체력이 떨어지면 산에서 바이크도 자주 넘어진다.
전완근에 펌핑도 오고, 숨이 금방 차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자칫 절벽으로 추락 하는 불상사가 있을 수 있다.
콘크리트 포장 이후 노면 상태가 더욱 나쁘다.
그만큼 체력소모도 많다.
이쯤에서 되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다음에는 최소 3~4명의 팀을 이뤄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재도전.
올라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지만, 힘 빠진 상태에서 내려가는 일도 큰일이다.
침착성과 집중력을 잃지 않고, 노면 상태를 잘 읽어가면서 신중히 내려간다.
TRK502는 애초에 장르상 투어로인 탓에 이런 험로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는게 사실, 그 중 전륜의 폭이 넒어 흙길이나 잡석길에 방향 전환하는데 다른 전륜 폭이 좁은 듀얼머쉰 보다 힘이 몇배 더 든다.
복식호흠과 브레이킹, 클러치와 스로틀 조작에 각별히 유의하며 삼거리 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아스팔트 포장으로 들어서면 임도에서 푹 땀에 쩔었던 자켓 속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이맛에 오프로드를 탄다.
창수면 창옥병. 한탄강 상류이기도 한 곳.
암벽이 이뤄낸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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