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月下獨酌

김장

오체투지해무 2009. 3. 19. 12:29

가정 보다는 사회에서 더 필요로 하는 똑똑한 딸과

가사 일에 별 도움 안되는 아들 덕에

어머님과 친구분 두분이서 겨우내 먹을 김장을 담근다.

 

손님이 집에서 식사하게 되면 무엇보다 김치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던 맛을 자랑했는데,

입맛을 잃으셨는지 예전의 그 깊고 향기로운 김치 맛을 못본지 몇해이다.

어느 해는 짜고, 어느 해는 젓갈이 너무 들어가 식구들 아무도 안먹게 되고,

금년에는 짜지 않게 담근다는 것이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맛을 내게 됐다.

 

예전의 그 김치맛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는 생각은

아쉬움을 넘어 서글픔으로 자리 메김한다.

엄마가 곁에 있어도 엄마의 손 맛이 그립다.

 

 

 

 

함께 다니면 친정어머니냐는 얘기를 가끔 듣는 다는 어머님과  친구분.

200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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