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받는 사람이 더 즐거울까? 주는 사람이 더 즐거울까?
부질 없는 이야기이지만 선물은 섹스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물이 주는 행복은 선물의 크고 작음, 값비쌈에 있지 않다.
별 기대하지 않고 받게 되는 선물에 만족하는 기쁨과
선물을 받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은 또 다르다.
어렵게 마련했어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을 안겨주는 것이 또한 선물이다.
한마디로 그때 그때 다르지만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생일을 맞이한 사람에게 선물을 해야 할 자리에서
선물을 받는 다는 것은 편치 않은 마음이지만,
받은 선물이 과분하지 않기에 부담보다는 기쁨이 앞선다.
10월달 생일모임에서 유종만신부에게서 받은 시집과 방영철이 일본 출장 선물로
선사한 커프스 버튼이 그러하다.
매듭으로 만든 커프스 버튼은 그에 어울리는 화이트셔츠를 입을 일이 거의 없기에
책장 한쪽에 자리하고 장식으로 가끔 눈길을 받게 될것이다.
네모난 파란상자에 연푸른 리본이 장식된 뚜껑을 열어보면
주황색과 연녹색 매듭으로 만들어진 커프스버튼
한 눈에 커프스 버튼임을 짐작하기에 쉽지 않을 깜찍한 모습을 띄고 있다.
다음은 유종만 신부의 시집 '빗방울을 위한 협주곡' 중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옮겨봤다.
행복 1
......중략
몇 년 동안 연락이 없던
서로에게 할 말이
너무도 많았던
그리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난 행복합니다.
이처럼 이른 새벽
글을 쓸수 있는 공간과
나를 반겨 주는 시간과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의 고요함이 있으니. 114쪽
초대 주임신부가 힘든 이유
1. 완전 초보이기 때문에
2. 성전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3.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4.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5. 신부가 혼자 사목해야 하기 때문에
6. 아군과 적군의 구별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7. 속을 다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8. 진실이 밝혀지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리기 때문에
9. 신자들을 일일이 다 위로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10. 이제는 어리광을 부리지 못하기 때문에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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