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世上萬思

색종이 카네이션

오체투지해무 2009. 2. 12. 17:23

5월 8일 어머니날이던 것이, 언제부터 어버이날로 바뀌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머니날이라고 불리우던 때도 아바지에게도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던 것 같다.

 

초딩 때 까지만 해도 색종이를 오려 접고, 붙혀서 만든 종이 카네이션에 안전핀을 꼽아

부모님 가슴에 달아드리고는 했지.

그러면 부모님은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을 저녁 늦은 시간까지도 달고 계셨었던 기억이 난다.

 

언제부터인가 어버이날 거리를 다녀도 카네이션을 가슴에 단 어른들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아마 색종이 카네이션은 더 이상 만들지 않아도 될만큼 부가 축적이 되고, 원예사업이 발달하면서

보다 화려한 카네이션 화환을 선물로 드리면서 부터이지 않은가 싶다.

 

어제는 17억원이라는 돈을 깔고 앉아있어 쓸수 있는 돈은 하나도 없다는 친구의 푸념을 들어주다

더 늦었다가는 카네이션 파는 가게 마져 문을 닫을 듯 싶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5,000원에서 5~6만원까지 하는 카네이션 화환.

17억원을 깔고 앉아 있어, 돈을 아끼고 아껴야 한다는 친구에게 만원하는 꽃바구니를 하나 사주고,

내 꽃바구니도 하나 사들고 집으로 왔다.

 

늦은시간  나를 기다리시던(?) 부모님.

손에 들린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보시더니 얼굴이 환해지신다.

또 다른 손에 들려있는 비닐봉지를 들어보이며 " 이건 낼 아침 국거리."

 

재롱 떨 손자가 없으니,  머리가 반백인 아들 하나의 너스레에 함박웃음 짓는 부모님이 너무도 감사하다.

 

화원에 가도 가슴에 달 수 있는 카네이션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길을 걷다거나, 업무적으로 사람을 만나면서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사람을 만나고 싶어진다.

가슴에 단 카네이션을 자랑스러워 할 만큼 자부심 넘치는 그런 부모를 만나고 싶다.

                                                       

 

                                                                                                                     200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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