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아주친절한여행

解氷期 봄 마중 나들이길 3選

오체투지해무 2008. 2. 29. 04:48


해들 무렵 먼 산 그림자
사무침 되어 보이지 않는
조붓한 삼월의 봄아.

 

한낮 아지랑이 
그리움 되어 잡히지 않는
살가운 삼월의 봄아.

 

해질 무렵 아련한 등불
간절함 되어 다가오지 않는
요원한 삼월의 봄아.


한달음에 달려가면
너의 옷자락이라도 잡아 볼 수 있겠니,
높바람에 실려 가면
다소곳한 가슴팍 안아 볼 수 있겠니.

 

 

강원 영월,
한반도 지형 닮은 선암마을과  술이 강되어 흐르는 주촌마을

 

 

 

한반도 지형 닮은 선암마을 물도리동

 

주천강 쌍섶다리축제

 

주천강 쌍섶다리 촬영대회

 

 

법흥사 적멸보궁

 

신일식당 꼴두국수와 메밀지짐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각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는 국내의 이색여행지등을 스크랩했다 여행 길에 요긴하게 사용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소개할 여행지 선암마을과 그 인근 여행지도 이 땅에 이런 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찾아가 보면 신비롭게 까지 한 여행지이다.

국내에는 한반도의 지형을 꼭 빼다 닮은 지형이 이곳 말고도 한군데가 더 있다. 그 중 한곳이 정선에 자리하고 있고, 또 한곳이 이 곳 선암마을. 두 군데의 지형을 비교해보자면 단연 영월의 선암마을이 한반도의 지형과 가장 흡사하며 접근로 또한 용이하다. 지방도와 군도, 일부 비포장을 따라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길눈 어두운 운전자에게는 다소 어려운 점이 따르겠으나, 일단 선암마을에 찾아들면 마치 고향집을 찾아든 듯 마을 전경과 스카이라인이 편안함을 들게 한다.

 

선암마을은 채 열가구가 안되는 자그마한 오지마을이었던 곳. 유일하게 마을을 오갈 수 있던 것은 봄, 여름, 가을의 줄배와 겨울철 한시적으로 세워지게 되는 섶다리였다. 몇 해 전 마을 뒤편 산이 석산으로 개발되면서, 마을 앞까지 임도와 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접근이 용이해 졌다. 지금도 곳곳에는 진흙으로 만든 건조창이 있고, 오래 전 마을의 모습을 변치 않고 간직하고 있다. 한반도 지형을 보기 위해서라면 마을 진입로 좌측의 능선을 따르거나, 마을 앞을 흐르는 서강 줄기를 따라 급경사 절벽을 올라가야 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일행이라면 능선 길을 따라 난 탐방로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곳 한반도 지형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의 이름에서 비롯된 종만봉 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정비가 잘되어 있는 탓에 종만봉까지 가는데 샛길로 접어들 염려는 없다. 탐방로를 따라 한반도 지형을 조망하기 좋은 곳은 두군데. 능선을 따라 진입했다면 두 번째 전망대가 가장 시계가 양호하다. 서강이 굽이쳐 물돌이동을 이루고 있다. 한반도 지형의 오른쪽은 급준한 뼝대를 이루고 있고, 왼쪽은 모래톱이 쌓여 있다. 마치 동해와 서해를 바라보는 듯 하다. 전체적인 지형 또한 한반도의 백두대간이 굽이쳐 흐르는 듯, 천상 하늘에서 바라본 한반도 지형이다.  전망대 아래 쪽에는 나무계단과 오가는 이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밧줄이 매어있기는 하지만, 해빙기인 요즈음에도 바위틈과 길 위에 얼음이 얼어 있다. 마을 진입로에서 새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이정표를 보고 능선산책로를 택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번에는 마을 앞을 휘감아 도는 서강 강가에 나가 볼 일이다. 한 겨울에는 얼음이 꽝꽝 얼어 걸어서도 횡단이 가능하지만, 붕괴의 위험이 있어 겨울철에는 섶다리를 설치해 놓았다. 섶다리라 하는 것은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지지대를 세우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얹고, 흙을 쌓아 놓은 것으로 한명이 가거나 여러명이 가거나 흔들거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보기에는 약해 보여도 이듬해 봄 큰물이 날 때까지 이상 없이 버텨준다. 강 건너의 깍아지른 절벽을 뼝대라고 하는데, 섶다리를 건너 한반도 지형 위로 뻗은 능선길을 따라 거닐면 뼝대 위에 설 수가 있다. 날이 푹해, 강에 얼음이 얼지 않았다면 줄배를 타는 즐거움도 만끽 할 수 있다. 이곳에 매어있는 줄배는 여름철 한시적으로 찾아오는 피서객들을 건네주고 배삯을 받지만, 그 외의 계절에는 마을의 누구라도 배를 이용하는데 지장이 없다.

 

오대적멸보궁을 품고 있는 사자산 법흥사로 가는 길에 빼놓지 말고 들려 볼 곳이 주천면이다.  옛날 주천면 지역에 술이 솟는 바위샘이 있었는데, 양반이 잔을 들이대면 청주가, 천민이 잔을 들이대면 탁주가 솟았다. 어느 날 한 천민이 양반 복장을 하고 잔을 들이대며 청주를 기대했지만, 바위샘이 이를 알아채고 탁주를 쏟아 냈다. 천민이 화가 나서 샘을 부숴 버리자 이후부터는 술 대신 맑은 물만 흘러나와 강이 되었다 한다. '주천강'이란 이름은 여기서 유래하였다. 주천면에서 해마다 쌍섶다리 축제가 열린지도 일곱 해가 지났다. 이곳 출신의 지역유지가 심혈을 기울여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주천면의 이름을 전국에 알리는데 일조를 했다. 자그마한 면소재지였던 시골마을에 한우고기를 즐기려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일년 중 끊이지 않게 이어지고 있다.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에 위치한 사자산 법흥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중국 종남산 운제사에 모셔져 있는 문수보살의 석상 앞에서 7일간의 정진기도 끝에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문수보살로부터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발부 등을 전수 받아 사자산(연화봉)에 불사리를 봉안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인 불보사찰이다. 본래 사자산 법흥사의 지명 유래는 산세가 사자형상의 허리와 같은 곳에 모든 지혈이 한 곳에 모이는 길지이다. 뒤의 산봉우리가 불교의 상징 꽃인 연꽃 같이 생긴 연화봉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절에서 불도를 딱던 도윤 칠감국사와 징효, 절중선사는 당시 국왕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은 채 이곳 사자산문을 나가지 않았다는 설화가 전해져오면서 불교계와 조정의 존경을 받은 고승이었다.

 

현재 법흥사의 유적으로는 옛 흥녕선원의 위세를 짐작하게 하는 3개의 석탑과 1개의 수호석불좌상, 자장율사가 수도하던 토굴, 적멸보궁(강원도 유형문화재 29호), 사리보탑(강원도 유형 문화재 73호), 흥녕사 징효대사 보인탑(보물 612호), 징효대사 부도(강원도 유형문화재 75호), 흥녕선원지(강원도 지정 기념물 6호)가 있고 종이가 없던 시절 인도 영라수 잎에 범어로 기록한 패엽경 등의 소중한 삼보종재가 남아있으며 법흥사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242호인 까막딱다구리가 서식한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33)
제천에서 영월까지는 고속도로 같은 4차선 국도가 새로 개통되었다.  선암마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영월 청령포 접속도로 가기 전 우측의 이정표를 따라야 한다.
수도권에서 당일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아침 일찍 서둘렀다면 인근의 청령포와 영월 선돌,을 감상하고 장릉 옆 보리밥으로 유명한 장릉보리밥집에 들려 점심식사를 들고, 적멸보궁 법흥사를 찾는 코스를 잡도록 한다.
선암마을을 나와 주천면과 수주면을 거쳐 법흥사를 찾을 때에는 판운리 섶다리를 살펴보는 것도 여행 감상 포인트.
한우구이 다하누촌 주천본점 372-0212
 주천 도리뱅뱅이  퉁가리 372-0277, 신일식당 372-7743  꼴두국수와 메밀부침
선암마을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 남원주 나들목 -> 중앙고속도로 -> 신림 나들목-> 주천->서면에 들어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당머루 휴게소가 나오고 우측에 영월 책 박물관 표지가 세워져 있다. 이 표지판을 지나 약 500여 미터의 비포장을 달리면, 한반도 지형 닮은 선암마을 가는 길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선암마을 숙박  영심이네 민박 서면 옹정리 372-2469

 


경남 하동
섬진강 구비마다 봄이 활짝 피었더라

 

매화 만발한 청매실 농원

 

항아리와 매화

 

고소성에서 바라본 섬진강

 

 

토지셋트장

 

최참판댁

 

성급히 벗어놓은 외투 사이로 을씨년한 봄추위가 스며든다. 마음은 들녘에 파릇파릇 올라오는 보리 순을  그리워하는데 도시의 회색빛 그림자는 겨우내 칙칙함을 발끝에 드리우고 있다. 하루쯤 짬을 내어 남녘 땅 어느 산기슭 봄 내음 물씬 나는 고샅길을 거닐고 싶을 때, 따사로운 봄볕에 연분홍 졸음 같은 그리움이 밀려오는 섬진강의 봄소식은 마음을 들뜨게 하는데 충분하다.

 

겨우내 쌓여있던 지리산 눈 녹은 물이 그 뭉툭한 산허리를 돌고 돌아 섬진강을 따라 흘러간다. 여울이라도 지나칠 때면 섬진강 물살은 초등학교 여자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어디 흘러가는 것이 강물뿐이랴! 한낮의 태양을 받고 달아오른 광양만 바다의 훈풍이라도 불어올라치면 만발한 매화 꽃잎이 바람에 날리어 재잘거리는 섬진강 강물과 함께 흘러간다. 광양군 다압면 도사리 청매실 농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섬진강을 건너 십여 리. 강변을 따라  때늦은 설화라도 피어 있는 듯 화사한 빛을 띠고 있던 봄의 전령 매화는 청매실 농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절정을 이룬다.

 

가파른 산 사면에 마치 은분을 뿌려 놓은 듯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아름다움에 현기증을 일으키고야 만다. 매화는 2월 말쯤 개화하기 시작해 이 곳 다압면 일대에서 3월 중순이면 만개하여 3월 말까지 그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한다. 이때를 맞춰 청매실 농원과 섬진강 일대에서는 매화축제를 열기도 하는데, 올해에는 3월 7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3월16일일 까지 시낭송회, 음악회, 시서화 및 사진전시회, 매화로 만든 음식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동 매화의 열매인 매실은 5월 말에서 6월 사이에 맺게 된다. 수확시기와 가공법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껍질이 연한 녹색을 띠고 과육이 단단하며 신맛이 강한 청매, 향이 좋고 빛깔이 노란 황매, 청매를 쪄서 말린 금매, 청매를 소금물에 절여 햇볕에 말린 백매, 청매의 껍질을 벗겨 연기에 그을려 검게 만든 오매 등이 있다. 이때 거두어 드린 매실은 매실주, 매실정과, 장아찌 등을 담기도 하고, 검게 그을린 오매는 한방약재로도 쓰인다. 꽃은 마음을 즐겁게 하여 마음의 병을 다스리고, 열매는 몸의 병을 다스린다고 하니 꽃이 지니고 있는 성품 못지 않게 사람들에게 널리 유용 되고 있다.

 

농원을 감싸고 있는 좌, 우측 능선에서 섬진강을 바라보면 강줄기를 따라 마냥 거슬러 올라가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섬진강을 따라 난 길은 경상도인 하동 쪽이 19번 국도, 전라도 쪽인 다압면 쪽은 861번 지방도이다. 벚꽃이 한창인 4월 초순쯤과 다압면 산 능선에 식재된 밤나무에서는 5월 중순 경 꽃이 만발하게 피어 또 한 번 꽃 대궐을 이루는 길이다.

남녘 땅 먼 곳까지 쉽지 않은 발품을 팔아 왔는데 매화마을 만 둘러보기에는 어딘지 성이 차지 않는다.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남도대교의 화려한 아치가 손님을 반긴다.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초반 무대가 되었던 악양 평사리 들판에 들어서면 어쩐지 그 기대가 소설의 명성에 못 미친다는 느낌을 받기 십상이다. 지리산 자락의 계단식 천수답의 그 유려한 곡선에 매료되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터. 국도에서 평사리로 들어가는 간선도로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잘생긴 두 그루의 소나무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기에서 대하소설 '토지'의 초반 무대였던 평사리의 진면목을 알아본다는 것은 성급한 여행객의 짧은 짐작일 뿐이다.

평사리에는 소설 속의 최참판댁을 새로이 지어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소설 속의 허구가 현실 속에 고래등 같은 건물 14동을 짓게 한 것이다. 사실 악양면 정서리에는 소설 속의 최참판댁과 같은 고래등 기와집인 조부잣집이 실존하고 있다. 소설 '토지'에 매료되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고소성에 올라가 봐야 한다. 자그마한 사찰 한산사를 거쳐 고소성에 올라서면, 바둑판 모양으로 정비된 경작지와 섬진강이 내려다보인다.

 

성곽을 쌓고 있는 돌 틈으로 소나무 한 그루가 운치를 더해준다. 광양만에서 섬진강을 따라 불어오는 남풍이 올라오느라 상기된 얼굴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길은 형제봉까지 잘 이어져 있겠다. 한산사 입구에서 고소성을 거쳐 형제봉을 올라 하산하는데 3시간 정도가 걸린다는데 철쭉이 필 무렵 다시 왔음 좋겠다.

이 길을 따라 소설‘토지’의 두 주인공이 화개로 도망을 갔다지. 김동리의 소설도 그렇고 박경리의 소설도 그렇고 악양을 배경으로 한 두 주인공들은 모두 뛰어넘을 수 없는 신분장벽에 가로막혀 있었다. 고소성 잘 다듬어진 성곽에서는 소설의 그런 대목들은 떠오르지 않는다. 악양 들판을 바라보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마치 행글라이더를 타고 있는 듯 하다. 섬진강 하류 매화마을의 어느 양지바른 언덕에는 팝콘 같은 매화가 섣불리 피어올랐을까?

고소성 맞은편 섬진강 건너 산능선이로 해가 기울려고 한다. 섬진강의 재잘거리는 물소리 대신 고소성 성곽에 앉아 산자락을 스쳐 가는 바람결에 마음을 실어 보는 순간, 평사리는 마음 한 쪽에 자리를 튼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55)
청매실 농원을 둘러 보는데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섬진강을 30분 여 드라이브하고, 평사리와 고소성을 둘러 보는데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1박을 할 계획이라면 쌍계사와 불일폭포를 일정에 넣고, 화개나 쌍계사 입구에 숙박지를 정하는 것이 편리하다.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 - 하동 - 섬진교 - 청매실농원 - 861번 지방도 - 남도대교(미개통시 상류 위치한 양일교 이용) - 19번 국도 -화개-평사리
-.대중교통
열차 서울 23:50 -하동 06:05 무궁화. 직행 서울 남부터미널-하동 09:10 -18:30 하루 6회 운행. 하동-평사리-화개 07:00 -20:00하동 50분 간격 군내버스 운행. 하동 - 청매실농원 08;20 첫차 20 :20 하루 9회 운행
-.숙박
하동 수빈각 883-4440. 미리내호텔 884-7292.
화개 성운각 883-6302. 통나무별장 883-9293
최참판댁 입구 민박 평사리상회 883-2723
-.맛집
희심다원 사찰납품용 죽로차 883-1295. 초가집식당 쌍계사 입구 산채정식. 고소성 식당 평사리-화개방면 재첩국, 재첩회 883-6642. 옛날팥죽 화개터미널 건너편 884-5484

 

 

 

경북 청도
아름다운 땅 청도, 발길 머무는 곳 운문사.

 

 

청도 소싸움

 

운문사

 

운강고택

 

운강고택 꽃담

 

석빙고

 

영남알프스 가지산 서쪽에 자리 잡은 청도는 높은 산과 깊은 골이 어우러진 산자수려한 고장이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곳이므로 일년 내 그 한적한 시골의 멋스러움을 간직한 곳이지만, 청도 국제 소싸움대회가 열리는 3월 중에는 전국과 해외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들뜬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인다. 거친 숨을 뿜어내며 모래사장에서 소들의 힘겨루기 한판은 겨우내 추위로 움츠렸던 기운을 북돋아주기에 충분하다.

 

물 맑고 산 높은 청도 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청도에 운문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벽 예불과 공양을 마친 승가대학의 비구니스님들이 아침 안개 사이로 넓은 뜨락을 빗질하며 아침 시간을 연다. 청도 팔경 중 일경으로 꼽는 운문사 새벽 종소리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이 절을 찾는 탐방객이라면 누구라도 애 띤 비구니스님의 얼굴에서 구도의 길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된다.

 

산문에 들어서면 운문사까지 울창한 송림 숲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큰 위안을 되어준다. 절의 돌담을 따라 걷다보면 사천왕상이 있을 곳에 이층 누각의 종각이 절의 실질적인 일주문 역할을 한다. 이층의 동종은 청도 팔경 중 하나인 운문효종으로 새벽 도량의 종소릴와 함께 여명이 무렵의 경치는 한 폭의 선경으로 기억에 남게 된다.

운문사는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호거산에 있는 사찰로 대한 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신라시대에는  화랑도인 추항과 귀산에게 세속 오계를 내려줌으로써 화랑정신의 발원지가 되었으며, 고려 충열왕 때 일연선사는 이 곳에서 『삼국유사』의 집필을 착수하기도 하였다.  경 내 작압전의  대좌와 광배가 모두 갖추어진 완전한 불상인 석조여래좌상(보물 제 317호)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졌으며,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하고 있다. 좌상 좌우에는 사천왕 석주(보물제 318호)가 호위하고 있다. 삼층석탑(보물 제 678호) 비로전 앞에 세워져 있으며 동, 서 쌍탑으로 2중 기단, 높이는 5.4m에 이른다.  이외에도 청동호(보물 제 208호), 석등(보물 제 319호), 원응국사비(보물 제 316호)등의 문화재가 있다. 봄, 가을이면 막걸리 12말을 받아 마신다는 높이 6m, 수령 500여 년의 처진소나무 (천연기념물제 180호)가 눈길을 끈다. 운문사는 사리암, 북대암, 청신암, 내원암의 4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운문사 사찰탐방과 운문댐을 잠시 둘러보았다면 운문호의 물이 흐르는 동창천을 따라 운강고택을 찾아 볼 차례이다. 운강고택은 중요민속자료 제 109호로 지정되어 보존되어 오고 있는 전통가옥이다. 건물은 전체가 9동, 80칸의 규모를 갖고 있다. 사랑채와 중문간체 사이에 있는 꽃담은 운강고택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기하학적인 문양을 담고 있다. 또한 이곳 운강고택은 육이오 동란 때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박사가 피난 내려와 국정업무를 수행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근처에는 운강고택 말고도 도일고택, 운남고택 등의 고가가 밀집되어 있다. 금천 강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만화정은 운강이 지은 정자로서 누마루에 올라 주변의 바라보는 경치 또한 일품이나 아쉽게도 대부분 대문이 잠겨있다.

 

일박이일의 다소 여유로운 일정이라면 대단위 온천시설이 들어선 용암온천랜드에 들려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튿날은 화양 읍에 가까운 명소를 둘러본다.  조선 숙종 때 지어진 청도 석빙고와 청도향교를 들려 본 뒤 청도 팔경의  중 낙대폭포와 유호연화등도 함께 인근에 있어 여행 마무리하는 날의 일정으로 무리 없는 일정을 세울 수 있다. 낙대폭포는 청도역에서 약 3킬로미터 떨어진 남산 중턱에 있는 높이 30여미터의 폭포로 기암괴석과 울창한 나무들이 숲을 이룬 다. 유호연화는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연못으로 일명 신라지라 부르며 둘레는 약 700M, 깊이 2M 정도이다.

 

청도군 화양읍 동천리 20번 국도 화양자동차 정비공장 사잇길로 50여 미터 진입하면 좌측에 위치한 석빙고는 남한에 현존하는 여섯군데 중 축조 연대가 가장 오래된 곳이다.   동서로 긴 장방형으로 길이는 15m, 폭 5m, 높이가 4.4m이다. 석빙고를 덮고 있던 판석과 봉토들이 대부분 유실되어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봉토가 덮인 채 철문으로 굳게 닫혀진 여타의 석빙고에 비해 빙고의 축조기술이나 규모를 한눈에 파악해 볼 수 있다.

 

지난 90년부터 영남 소싸움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3.1절 기념행사로 자계서원 앞 넓은 서원천변에서 개최되는 소싸움이 해마다 규모가 커지게 되어 이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소싸움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매년 3월 초에 열리는 청도국제소싸움대회에는 국내 뿐 아니라, 대만, 일본, 미국 등에서 참석할 만큼 국제적인 대회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 지역 특산품인 감 와인은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만찬주로 채택되었을 만큼 품질을 인정받았다. 화양읍 송금리에 (주)청도와인이 사용 중인 와인터널이 있다. 대한제국 말기 경부선 철도용으로 뚫었다가 방치된 터널을 개조한 것으로 붉은 벽돌로 만든 1.1㎞ 정도의 터널이 산속으로 이어진다.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돼 와인 숙성고로 안성맞춤이다. 현재 10만병의 와인이 숙성되고 있다. 와인터널 입구에는 시음장이 마련돼 있다. 시음 체험은 연중무휴로 전화문의 (주)청도와인 054-371-1100.


*여행메모(지역번호 054)
청도국제소싸움대회가 열릴 때에는 전국에서 뿐 아니라 대만과 일본에서 참석하는 소싸움관계자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므로 숙소 구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일박이일의 일정이라면 일정에 운문사 관광을 넣고, 비교적 숙소가 덜 붐비는 운문사 입구의 민박과 여관시설을 이용하도록 한다. 운문사 새벽예불을 참석하고 휴식을 취한 뒤, 늦은 아침을 먹고 출발해도 소싸움 구경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 수도권에서 철도를 이용 당일 여행도 가능하다. 귀경 열차시간을 고려 운강고택과 소싸움장 인근의 석빙고를 경유하는 여행일정을 잡는다.
매년 3월 경 열리던 소싸움 축제는 주최측의 사정에 의해 4월달에 열릴 예정이나 정확한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다. 참고 청도 소싸움 축제 공식 사이트 http://www.청도소싸움.kr/

자가운전 : 중앙고속도로 청도 나들목을 이용 용암온천을 가기 위해서는 25번 국도를, 운문사를 가기 위해서는 20번 국도를 따라 동진해야 한다. 청도 읍 시외버스 터미널에서는 소싸움장을 수시로 오가는 군내버스를 운행한다.

대중교통 : 새마을호를 제외한 모든 경부선 열차가 청도역에 도착한다. 청도역에서 군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까지는 도보로 2~3분 거리이다.

숙박 : 용암온천랜드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373-6677~8), 산수장 운문면 방지리(373-4335), 르망스모텔 청도읍 무등리 (371-0310)
 
음식점 : 만포정 석쇠구이 한우암소갈비살 이서면 양원리 (371-1211),  , 의성식당 추어탕 청도읍 고수리 (371-2349 ) 범곡가든 잉어찜, 메기찜 화양읍 범곡리 (372-8998)


 

 

대우자동차 판매(주) 3월호 웹진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