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조시 육계도인 중도의 일몰
대우자동차 테마드라이브 11월호 프롤로그
한적한 그곳, 서남해안 단풍기행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은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타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간다. 하루 중 기온의 차이가 심할수록 단풍의 남하하는 속도는 빠르고, 단풍은 더욱더 곱게 물든다. 아침, 저녁 출근길에 옷깃을 여미는 횟수가 잦아지고, 짧아지는 하루 해에 몸도 마음도 조급해진다. 문득 잊고 있던 시간의 흐름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느껴진다. 발에 채이는 나뭇잎이나, 앞서가는 차량의 바람결에 묻어가다 제풀에 나자빠지는 낙옆들을 바라보며 세월의 무상함에 뒤를 돌아보게 하는 계절. 일조량의 급격한 감소와 위축된 신체로 인해 이곳저곳에서 가을남자, 가을여자임을 자처하며 우울증을 해소하는 계절. 단풍은 한해를 보내며 우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신이 내린 선물이다. 봄꽃의 화사함도, 짙은 녹음의 여름도, 가을 풍경의 화려함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유명한 산을 찾은 단풍관광객의 수가 평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보도하기 급급하다. 차창 밖으로 거리에 열린 은행나무 열매 터는 장면을 본 듯한데 거리에는 어느새 단풍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올해 단풍 구경을 하지 못하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점점 짧아지게만 느껴지는 계절, 가을. 유명하다는 전국의 단풍관광지는 인산인해, 차량행렬로 막상 단풍 구경보다는 사람에 치여 떠나는 가을에게 조용히 작별을 고할 수도 없다. 유명단풍관광지의 왕복 교통시간에 한, 두 시간을 더 투자하면 한적한 명승지에서 나만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내 앞을 지나치고 가는 가을을 찾아 남도 땅끝 마을로 길을 나섰다.
첨찰산 쌍계사의 단풍과 해남 삼산들녘
'SOUL TRAIN > 아주친절한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형의 섬, 진도 (0) | 2007.11.01 |
---|---|
해남 땅끝기행 (0) | 2007.11.01 |
영흥도 드라이브 (0) | 2007.10.01 |
영화촬영지 동강과 새비재 (0) | 2007.10.01 |
문향의 고장, 영양 (0) | 2007.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