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허루와 두륜산
대흥사 단풍
대흥사 대웅보전
유선장
대흥사 입구 전주회관의 표고버섯전골
중도 일몰
녹우당 고샅길
음영 짙은 달마산
미황사 주춧돌에 새겨진 게와 거북
동산회관 전복회정식
땅끝 전망대
삼산 들녘
우항리 공룡화석지
어란진 일몰
해남 땅끝기행
겨우살이 채비가 한창인 중부지방의 농촌, 산촌 지방과는 달리 해남 땅에 들어서면 들녘은 겨울농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마늘종자 뿌리기가 그러하고, 보리파종이 그러하고, 밭에서 겨울을 보내고 마는 월동배추농사가 그러하다. 해남의 토양은 사계절 농작물을 짓기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 기름지다. 간척지와 구릉지가 빚어내는 스카이라인은 대도시의 번잡함에서 오는 부지불식간의 스트레스를 일순간에 날려 보낸다. 아니 도심의 그 쫓기듯 바쁜 일상이 언제 존재했던가 할 만큼 지친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준다. 방조제와 간척지를 지나거나, 산과 바다 사이 유려하게 돌아나가는 해안선 도로를 따라 갈 때도 낯선 곳의 이물스러움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렇게 편안한 스카이라인이 심심해질 무렵이면 도립공원 두륜산, 낮지만 침봉처럼 날카롭게 솟은 주작산, 달마산의 날렵한 산세에 눈길이 머문다.
해남에서는 바다를 서남해안이라고 부른다. 해상표기도 상에서 땅끝마을의 토말비를 기준으로 남해안과 서해안이 나눈다고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그 경계가 모호해 서남해안이라고 부른다. 지도를 놓고 바라보지 않으면 눈 앞에 펼쳐지는 바다가 서해안인지, 남해안인지, 그저 여행객의 눈에는 바다, 섬들이 연이어 떠 있는 아름다운 바다로만 보인다. 해남으로의 여행은 이 땅의 끝, 토말비가 서 있는 땅끝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지도 모른다.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심리가 반영이 되어서 일까. 바다 쪽에서 봤을 때는 땅의 시작이기도 한 곳의 지명이, 토말, 땅끝이라는 것은 이러한 보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땅의 끝이자, 땅의 시작. 바다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 드넓게 펼쳐진 서남해안의 다도해를 바라볼 수 있는 땅끝 전망대에 서서 눈을 감으면 관념의 바다에, 눈을 뜨면 현실의 바다에 빠져든다. 땅끝마을은 여행의 끝이어도 좋고, 여행의 시작점이어도 좋다. 아니 해남 여행의 중간 경유지여도 땅의 시작과 끝이 주는 의미는 다르지 않다. 해가 짧은 11월, 넉넉하지 않은 여행일정에도 빼놓지 말고 봐야 할 해남의 볼거리를 간추려보자.
우항리 공룡화석지
우항리 일대 퇴적층은 지금으로 부터 약 9,500만년전에서 6,500만년전 사이에 형성된 검은색의 이암층과, 푸른색과 흰색을 띄는 사암층의 해식절벽이 해안선을 따라 5km정도 길게 펼쳐져 있다. 중생대 백악기시대에는 이 일대가 북아메리가의 오대호 보다 더 큰 호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활발한 퇴적활동과 다양한 종의 공룡, 익룡, 새발자국등이 해안절리현상으로 들어나게 됐다. 1억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각종 공룡과 규화목의 역사가 이 퇴적층에 남아 있다. 학계에 보고된 물갈퀴새 발자국 화석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에오새 지층보다 무려 4천만년이나 앞서 지금으로 부터 약 9천5백만년전의 중생대 백악기 지층으로 밝혀져 학계를 놀라게 했다.
물갈퀴새의 화석은 퇴적암 절벽 밑의 폭 0.5m ∼1m 길이 15m가량의 바위에 1천여개 이상 선명하게 찍혀져 있으며 주위의 익룡발자국과 함께 찾아볼 수 있다. 익룡발자국은 1996년 해남군에서 초청한 미국의 록클리 교수에 의해서 밝혀졌으며, 미국, 영국, 스페인 등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발견되었다. 익룡의 앞발은 사람의 귀 모양과 같고 익룡의 뒷발은 사람의 발 모양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우항리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발자국이 발견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공룡발자국 화석은 모양의 차이로 ,역사다리 꼴은 육식공룡이고, 타원형은 초식공룡의 발자국으로 분류한다. 2003년 공룡자료의 학습장으로 탈바꿈. 이곳에는 백악기시대의 생태계를 알 수 있는 규화목, 미생물의 흔적 등이 화석으로 남아 있다. 여러 화석자료가 풍부한 이곳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 시켜줄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 가치가 높다.
해남읍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진도 방향으로 18킬로 정도 진입하면 황산면소재지 입구에서 우항리 공룡화석지의 안내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하여 500여미터 직진하면, 공원입구에 실물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를 만날 수 있다.
비자나무 숲에 내리는 비, 녹우당
녹우당은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에 자리잡고 있는데, 고산 윤선도 선생의 고택으로 효종대왕이 윤선도 선생을 위해 지어준 수원 집의 일부를 뜯어 옮겨지었다는 건물이다.
사적 제167호로 지정된 녹우당은 전라남도에 남아있는 민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집이다. 녹우당은 형식과 규모에 있어 호남의 대표적인 고건축물로 인정되고 있으며, 현재는 고산 윤선도의 14대 손인 윤형석씨가 살고 있다. 뜰 안에는 안채와 사랑채가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문간채가 여러 동 있다. 건물들은 ㅁ자형을 이루고 있으며 집 뒤편 담장 너머에는 추원당(제각)이 자리잡고 있다. 고택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해남 윤씨의 중시조인 어초은공 윤효정의 사당이 있으며 그 옆에도 윤선도 선생의 사당이 있다. 집안으로 들어가면 잘 가꾸어진 작은 연못과 정원이 있고, 녹우당 입구에는 약 500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서있으며, 뒤편 덕음산에는 천연기념물 제241호인 비자나무숲(수령 약 500년 400여 본)이 있는데,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리는 이 비자나무 잎이 비가 내리는 듯 하다해서 이름이 녹우당이 되었다고 한다. 유물 전시관에는 고산을 비롯한 고산의 후손의 유물 4,600점을 전시되어 있어있다.
윤두서(尹斗緖)는 고산(孤山)의 증손이자 다산 정약용의 외증조부로 호는 공재이다. 이 자화상(보물 제 482호)이 얼굴 이외의 다른 신체는 모두 생략함으로써 자화상의 상징성을 극대화하였으며 이러한 회화적, 단순성으로 인해 보는 이의 시선이 공재의 안면에 집중되고 있는데 그의 시선과 보는 이의 시선이 맞부딪히면서 그림의 생명력이 전달된다. 동국여지지도는 사실주의적이고 실학자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데 1710년에 제작된 것으로 조선말기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보다 150년 정도 앞선 것이다. 잦은 국란으로 훼손을 두려워 한 후손들이 깊은 곳에 숨겨 놓아 뒤늦게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보물 제 481호인 백마도와 보물 제 482호인 어부사시사, 규방가사등은 해남윤시 부녀자들의 생활을 담아 전해온 안방문학으로 전해 내려오고 임진왜란 당시 윤씨집안의 여자들이 그때 상황을 이두로 기록한 책등은 중요한 사료로 남아 있다. 시, 서, 화 뿐 아니라 천문, 지리, 수학에도 상당히 많은 자료를 남기고 있으며 간척지를 개발 농민들에게 60만평의 땅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하니 해남윤씨에 대한 경외감마져 들게 한다. 18번 국도 해남읍에서 두륜산 대둔사 방향 827번 지방도를 타고 4킬로 직진하면 구도로가 끝나는 부분길 좌측에 녹우당 알림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 곳에서 마을 안쪽으로 300여미터 직진하면 녹우당 전용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달마산 미황사
한반도의 땅끝을 가는 길에는 고천암 방조제를 건너야 한다. 겨울철의 고천암호는 갈대밭과 가창오리떼의 군무로 유명하지만 3월의 고천암호에는 빛 바랜 갈대만을 볼 수 있다. 고천암호 갈대밭은 드라마 "해신", 영화 "바람의 파이터"등에서 격투장면이 촬영 된 곳으로 철새는 떠났지만, 그 나름대로의 정취로 오가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77번 국도를 따라 가다 좌측에 펼쳐진 바위 연봉이 달마산이다. 해남의 달마산 암릉을 볼 때마다 한반도의 땅이 호랑이의 형국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부드러운 구릉지대를 한참이나 땅의 기운이 채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 전 마치 호랑이의 발톱인양 치켜세워진 달마산의 기묘한 암릉은 호랑이의 날카로운 발톱을 연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미황사 대웅전은 보물 제947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에는 단청 하나 입히지 않아 나무 결이 그대로 살아 있다. 낙조의 노을이 대웅전에 드리워지면 대웅전은 또 한번의 아름다운 변신을 하게 된다. 건물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에는 게, 소라, 고동, 물고기 등이 양각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황사를 품고 있는 달마산 정상인 불썬봉까지는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서 한 시간, 코스에 따라서는 4시간에서 6시간까지 소요된다. 등산로 상에는 두 개의 금샘이 있는데, 초행 길에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힘들다
두륜산 도립공원
등산을 즐기는 목적이 아니라도 해남 여행에서 두륜산은 빼놓지 않고 봐야할 여행지이다. 부드러운 산 능선이 8개의 봉으로 이어지고, 정상인 가련봉에 올라서면 멀리 한라산이 시야에 들어올 만큼 시야가 탁 트여있다. 산행시간은 코스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두륜산이 품은 대둔사는 대흥사로 알려진 곳으로 서산대사가 입적 후 금란가사와 발우를 모신 곳으로 서산대사의 법력을 이어 받은 유서 깊은 사찰이다.
대둔사 대웅보전에 들어서면 기운이 넘치는 대웅보전 현판의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원교 이광사의 글씨로 추사 김정희에 의해 내려졌던 일화가 전해져 온다. 제주도로 귀양 가던 길에 초의선사를 만나러 절에 들렸던 추사는 대웅전 현판을 보고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떼어 내라고 했다. 제주에서의 귀양살이를 끝내고 한양으로 돌아가던 중 절에 들려 이광사가 쓴 현판을 다시 달게 하고, 자신은 대웅전 오른쪽에 자리한 백양당 건물에 무량수전이라고 쓴 현판을 달아 귀양시절 쌓은 겸손을 보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경내에는 천불전, 유교사당인 표충사, 서산대사 기념관 등의 건물이 있으며, 초의선사가 거처했던 일지남이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두륜산 매표소를 가기 위해서는 드넓은 삼산 들녘을 지나야 한다. 들녘을 지키는 마을 한쪽에 시인 고정희의 생가와 멀지 않은 곳에 김남주 시인의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매표소에서 절 입구 까지에는 수림이 우거져 산책하기에 적당한 거리이며, 절 초입새에 자리 잡은 유선장 여관은 영화 촬영지로 ‘서편제’ ‘장군의 아들’ 등의 영화 배경지이다. 두륜산 관광단지 내에는 해발 653미터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성인 7,000원, 소인 5,000원) 단체관광객에 한해서 일출 시간에 맞춰 운행도 하고 있으니 사무소오 상의해보면 도움이 된다. 두륜산케이블카 사무소(061-534-8992)
피서철 제외하고 한적한 해남의 해변들
우항리공룡유적지를 둘러보고 달마산 미황사를 향하기 위해서는 고천암 방조제를 건너야 한다. 고천암호 일대는 영화 “ 바람의 파이터”에서 주인공 최배달이 일본 유도선수들과 결투장면을 촬영한 장소로 호수 주변의 갈대와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 온 가창오리떼를 관찰할 수 있다. 해 질 무렵 수십만마리의 가창오리떼의 군무는 평생에 기억될 장관이나, 그 때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땅끝전망대에서는 일출과 일몰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곳. 일몰의 풍경이 아름답기로는 송호리해수욕장 송림과 송지면 면사무소에서 송지호 해수욕장 방면의 해안도로에서 간조시 육계도인 증도와 죽도의 일몰장면이 감상 포인트. 피서철 각광 받는 사구미해수욕장의 해변가도 모래사장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해변이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61)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 해남에 접근하는 짧은 여행일정으로는 우항리 공룡화석지 ->고천암호 -> 달마산 미황사 -> 77번 해안도로->땅끝마을->두륜산도립공원->녹우당으로 동선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맛집 : 땅끝마을에는 음식점이 상당히 많이 들어서 있지만, 대부분 생긴지 10년이 안된 곳.그 중 동산회관(532-3004)은 SBS 맛대맛에 주인이 직접 출연, 해남의 맛을 전한 곳이다. 굴죽과 굴비빔밥(10,000원) 전복회 정식이 이곳의 주메뉴.
두륜산 도립공원 입구에는 산채비빔밥과 표고버섯전골로 유명한 전주식당과 대흥사 초입새에 자리한 유선관 한정식이 유명하다.
숙박 : 땅끝테마파크호텔(535-1000) 특급호텔 VIP실과 침대식, 온돌식 숙박시설을 갖추었으며, 객실에서 바라보는 해변풍광이 일품이다. 대형 거북선 형태를 갖춘 건물 내부에는 한식, 양식, 일식을 갖춘 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땅끝마을에는 몇 개의 여관과 민박시설을 찾아 볼 수 있다. 케이프는 젊은이들 취향에 꼭 맞는 숙박지. 호젓한 해변의 정취에 취사를 겸한 숙박을 하기 위해서라면 사구미 해변의 모래미 민박을 찾는다(533-4788).
두륜산도립공원에는 여관과 민박, 유스호스텔 집단숙박업소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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