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변산반도
옛 선인들은 산과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山海絶勝' 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휴가철 피서여행지 일순위로 꼽는 설악산과 인근 동해바다의 풍경도 산과 바다가 인접한 위치적 요인으로 점수를 따진다면 변산반도국립공원이 한수 위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펼쳐지는 김제평야를 지나면 암릉미와 울창한 수림의 변산이 눈길을 잡아끈다. 해발 500여 미터에 이르는 비교적 나지막한 산세와 썰물 때면 해안선 저 멀리까지 바닷물이 물러서는 이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
적벽강
변산은 크게 나뉘어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나뉘는데 드라이브의 즐거움은 사뭇 다르다. 해안일주도로인 30번 국도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이 외변산으로, 해풍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코스. 변산면 소재지에서 736번 지방도로 들어서는 내변산은 첩첩산중에 들어서 있어 잠시의 시간을 두고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극적인 파격미를 보인다. 736번 지방도를 따라 남여치 매표소와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 분소, 청림리의 청림야영장등이 위치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뉘어 어느 쪽인가에 점수를 후하게 주게도 되겠지만, 변산 일대의 산군과 바다 양쪽의 진면목을 두루 살펴본 사람이라면 그 우열을 가리기기 쉽지 않을 만큼 산과 바다가 경치가 빼어나다.
이처럼 산과 바다가 펼치는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여름 피서철과 변산의 단풍을 감상하기 위한 가을철에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여름 피서철이 끝나고, 가을 단풍철이 시작되기 전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변산 일대를 관광하기에는 이맘때가 최적기이다. 서해의 수온은 동해와는 달리 9월 중순까지도 한낮이라면 해수욕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따스하다. 변산반도에는 해안선을 따라 다섯 곳의 해수욕장이 발달되어 있다. 해안선 멀리 까지 나가도 수심이 얕아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 그 중에서도 변산해수욕장은 한때 전국 최고의 피서해수욕장으로 손을 꼽던 곳으로 지금도 그 명성에 어울리게 주변에는 편의시설과 함께 늦여름까지도 해수욕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고사포 해수욕장은 해변을 따라 자라는 울창한 송림이 일품인 곳이다. 썰물 때가 되면 건너편의 하도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격포해수욕장 노을공주)
이들 해수욕장 중 백미로 꼽는 격포해수욕장은 격포항과 적벽강, 채석강을 끼고 있어 사시사철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이 초행인 사람이거나 여행정보에 어두운 사람이라면 해수욕장 주변에 바다로 흘러가는 강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일 수이다. 닭이봉 절벽아래 위치한 채석강은 마치 그 모양이 수 만권의 책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형태를 띠고 있는 해식단애이다. 만조 때면 절벽 하단까지 바닷물이 차올라 접근 할 수 없다. 채석강을 온전히 관람하기 위해서는 물때를 기다려야 한다. 격포해수욕장 입구 국립공원 매표소에는 채석강을 감상할 수 있는 썰물시간을 표시해 놓고 있다.
채석강과 함께 인근 해안에는 역시 중국 고사에서 비롯된 지명인 적벽강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해안가 절벽을 따라 수놓고 있다.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기 위해서라면 이들 해수욕장 중 단연 격포해수욕장의 일몰이 으뜸이다. 격포와 고사포를 잇는 해안도로 주변에는 적벽강과 같은 해식단애가 펼쳐져 있어 노을을 바라보며 해안단애를 감상하기 좋은 장소이다. 이외에도 모항해수욕장과 천연기념물 제 122호인 호랑가시나무군락지를 이루는 상록해수욕장등이 있다. 이곳 변산 일대는 호랑가시나무가 자라는 남방한계선 알려진 곳. 지구 온난화로 현재는 위도 상 더 위쪽에서도 야생 호랑가시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 잎은 타원상 육각형을 띠고 있고, 육각형의 모서리에는 가시가 돋쳐 있다. 봄에는 꽃이 피며 9,10월에는 빨간 열매가 맺는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크리스마스 무렵 현관문에 이 호랑가시나무의 가지로 화환을 만들어 걸어두는 것이 관습처럼 내려오고 있다.
채석강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다양한 산행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내소사를 기점으로 세봉과 관음봉을 돌아 나오는 원점회귀 산행과 원암마을에서 출발 재백이 고개를 넘어 직소폭포를 감상한 뒤 변산국립공원 내변산 분소로 하산하는 길과 자연헌장비에서 월명암과 낙조대를 거쳐 남어치 매표소로 빠져나가는 길을 추천할 만하다. 해발고도는 채 500여 미터에 이르지 않는 낮은 산군들이지만, 산 정상에서 보는 일몰은 웅장함마저 곁들여져 있다. 또한 서해바다의 조망권이 뛰어나 제법 고도감을 느끼기에 그지없이 좋은 등산코스이다. 등산로는 대체적으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초행길에도 산행코스를 완주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산행시간은 2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로 일반적인 등산로를 따라 걷는 데에는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산정에서의 서해안 일몰을 감상하고 하산할 계획이라면 하산코스의 경험자와 함께 대동하여야 하며, 길을 밝히는 헤드랜턴 지참은 필수다.
우동리 굴바위
변산은 산세가 험악한 편은 아니나 등산로를 따르지 않고서는 자칫 위험한 길로 접어 들 수 있다. 암릉의 정상부는 비교적 편평한 편이지만 수직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접근로가 며몇 곳으로 한정되어 있다. 또한 변산반도 내륙 쪽에 있는 내변산은 부안댐의 건설로 거대한 호반을 이루고 있어 이 또한 접근이 불가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경을 간직한 곳이 많다. 곳곳에 수직절벽을 지니고 있는 변산은 산세에 비해 폭포가 제법 많은 편이다. 변산의 특이한 지형은 비가 오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그 중 하나가 수직절벽 이곳 저곳을 타고 흐르는 폭포이다. 강우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변산의 암릉 이곳 저곳에서는 순식간에 거대한 폭포수를 목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유역 면적이 적은 탓에 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폭포가 흐르던 절벽은 건폭으로 그 모습을 바꾼다.
줄포면에서 30번 국도를 따라 변산반도를 시계방향으로 진행하다보면 곳곳에 젓갈 단지를 만날 수 있다. 몇 곳의 젓갈단지를 지나쳐 반계저수지에 이르면 내변산으로 향하는 지선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길을 따라 직진하면 우동리 마을 저수지인 우동제를 지나 바드재라는 고개 정상에 서게 된다. 바드재에서 바라보는 내변산은 첩첩산중에 들어 선 듯 하다. 바드재 정상에서 내변산과 곰소만을 바라봤다면 왔던 길을 되돌려 우동제에서 발길을 멈춘다. 우동제를 우회하는 도로 중간쯤에서 저수지를 바라보면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맞은 편, 상여봉에서 사시사철 흰줄기를 그려내는 성계폭포의 자태를 감상하기 위해서이다. 성계폭포를 감상했다면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우동제 우측 폭이 좁은 임도에서 바라보면 굴바위의 굴 입구는 보이지 않으나 암봉의 꼭대기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바위 결은 마치 여인의 치골을 지나는 곡선과 흡사하다. 길을 따라 들어가면 천태사라는 자그마한 사찰이 있다. 경운기가 오갈 수 있을 만한 폭의 길도 천태사를 지난 뒤, 300여 미터 이어지다, 길은 가파른 오솔길로 변한다. 마치 터널과 같은 잡목숲 사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서면 거대한 모습의 굴바위 앞에 서게 된다. 천태사에서 이곳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채 20분이 안 걸린다. 굴바위 주변에는 두길 이상의 조릿대가 무성하게 자라 도로 쪽에서는 굴의 유무를 확인 할 수 없다.
굴 입구 좌, 우측의 바위 면은 이 지역 클라이머들의 연습 대상지인 듯 볼트가 박혀있다. 굴의 높이는 대략 8미터, 굴의 깊이는 30여 미터 정도 된다. 굴이 끝나는 부분 중단에는 마치 아이가 웅크린 듯한 모습으로 움푹 파여 있다. 천상 여인의 자궁을 연상하게 하는 형태이다. 굴의 막다른 곳에는 누군가의 기원을 담고 초 두 자루가 가녀리게 불꽃을 피우고 있다. 굴 안쪽에서 바깥을 본 모습은 제주도의 산방굴사나 설악산의 금강굴과 흡사하다. 굴 어디에도 인위적으로 파놓은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는 천연 동굴이다.
우동리를 빠져 나와 30번 국도에 오르면 우측에는 곰소염전이 펼쳐져 있다. 예로부터 천일염 만들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염전에는 다만 발로 돌리던 물레방아가 양수기로 바뀌었을 뿐이다. 염전 주변에는 코올타르를 입힌 목조로 지어진 소금창고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다. 인근의 곰소항 주변에는 대하양식장이 염전과 함께 또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무렵이면 싱싱한 대하를 맛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곰소염전 소금창고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담아가는 것도 훗날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남기는 것이다. 또한 인근에는 갯벌에서 나는 각종 어패류로 만든 젓갈공판장이 있으며, 염전 건너편에는 대단위 대하양식장이 있어 싱싱한 대하를 맛 볼 수 있다. 자가 운전 시 줄포에서 30번 국도를 따라 변산반도를 시계방향으로 진행하다 반계저수지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 한다. 인근에는 숙박업소가 없으므로 내소사 입구 민박촌이나 격포해수욕장 앞 관광단지에서 숙박한다.
내소사 전나무길
산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내소사는 반드시 들려봐야 할 곳이다. 능가산 내소사라 한자로 쓰여 있는 절 일주문을 들어서면 매표소가 자리하고 있다. 일주문에서 내소사 까지 이어지는 약 600미터의 전나무 숲길은 산책하기에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길이다.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전나무 숲길을 따라 내소사 까지 걷노라면 어느덧 속세의 찌든 때는 말끔히 씻겨 내려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거대한 사천왕상을 지나 절 내에 들어서면 대웅전 뒤로 관음봉과 세봉으로 눈길이 간다. 이어 시선은 마치 팔을 벌리고 경내를 둘러싸고 있는 부드러운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내소사 대웅보전
내소사는 백제무왕 34년(서기 633년)에 창건한 고찰이다. 사찰 내에는 보물 제 291호인 대웅보전과 보물 제 277호인 고려동종, 법화경 절본사본(보물 제 278호), 영상회괘불탱(보물 제 1268호)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설선당, 요사채등이 있다. 대웅보전 법당 삼존상을 모신 불단 후불면벽에는 벽 전체 가득히 백의관세음보살 좌상이 그려져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법당이 지어진 뒤 단청을 하기 위해 화공을 들였다. 화공은 "내가 단청을 다 끝내고 나올 때까지 이 안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달이 다되어도 화공이 나오지 않자 호기심 많은 한 스님이 법당 안을 몰래 들여다봤다. 법당 안에는 화공은 없고 오색영롱한 관음조 한 마리가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스님과 눈이 마주치자 단청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하늘로 날아갔다고 한다. 그 관음조는 절의 뒤 편 능가산 중턱에 앉아 암자를 짓고 노스님으로 변하였다고 전해진다. 그 이후 이곳 내소사는 관음기도도량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한다.
궁항 이순신셋트장
◆여행메모 (지역번호 063)
변산반도에는 궁항 이순신 해상셋트장 뿐 아니라 부안영상테마파크, 석불산 영상랜드 등 주요드라마와 영화 촬영지 중 한 곳을 선택해 들려본다. 가을철 별미 전어구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만큼 맛있다. 내소사 입구, 각 항구 음식점에서 맛 볼 수 있다.
교통안내
자가용 이용자는 서해안고속도로 줄포나들목과 부안나들목을 이용한다. 줄포나들목을 이용 할 때는 23번 국도 보안면 면소재지 삼거리에서 좌회전 30번 국도를 탄다.
대중교통 부안에서 25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격포행, 내소사행 버스를 이용한다. (부안여객 583-6363, 금일여객 583-2624)
전어구이
바지락죽
맛집 변산온천산장 바지락죽 바지락회무침 변산반도에서 바지락죽을 최초로 개발한 음식점이다.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변산온천지구 584-4874
숙박업소 파레스장 변산면 격포리 584-4659, 적벽강모텔 변산면 격포리 582-8999, 운호관광농원 진서면 운호리 582-5290, 탐라산장 진서면 석포리 내소사 입구 583-8359 이순신 해상 셋트장 콘도식 펜션 582-0405, 파도소리 펜션 581-7979
주변명소
한국 원숭이학교 (www.hibull.com) 평일과 주말 각기 공연시간이 다르므로 원숭이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면 관람시간을 확인 한 후 방문해야 한다.
금구원조각공원 한국 최초의 조각공원과 개인천문대 변산면 도청리 천체관측문의 584-6770
변산온천 582-5390
금구원 조각공원
곰소항
곰소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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