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꽃 - 벚꽃
유난히도 푸근한 겨울 날씨 탓에 전국의 개화 소식은 일주일에서 보름이나 빨리 들려온다. 계절을 앞서가는 섣부른 사람의 마음에 비해 봄은 남녁에서 더디게 올라온다. 출근을 서두르는 골목길에 피어있는 목련, 생강나무, 간혹 피어있는 매화를 무심결에 지나치다 전국의 유명하다는 벚꽃 관광지의 개화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고서야 비로소 봄이 창문가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출근길 강변도로, 윤중로에 벚꽃이 피고서야 봄의 문턱을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반갑지 않은 황사와 꽃샘추위, 바람결에 눈송이처럼 날리는 벚꽃이야 말로 봄을 만끽하게 해준다.
진해 여좌천
매년 이맘때면 각 지자체에서는 개화시기에 맞춰 여는 꽃축제 시기를 놓고 고심을 한다. 올해 처럼 푸근했던 겨울은 만개시기를 더욱더 예측 할 수 없다. 올해로 제 45회를 맞는 벚꽃행사 중 가장 유서 깊은 진해군항제의 개최시기는 3월 말에서 4월 중순까지. 이상한파가 있지 않은 이상 개화시기는 이보다 빠를 예정이다. 어느 해 푸근했던 겨울날씨에 벚꽃축제 기간을 일찍 잡았다가 축제 기간 임박해 이상한파가 찾아오는 바람에 벚꽃 가로수들은 비닐 천막을 둘러치고, 연탄불을 피워 놓는 촌극을 빚기도 했으니 말이다.
진해의 벚꽃을 감상하는 데는 자가운전 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진해 벚꽃의 백미는 진해 시내를 가로지르는 여좌천. 드라마 ‘ 로망스 ’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한류 열풍을 타고 벚꽃이 국화인 일본 여행객들 마저 벚꽃 축제 기간에 이곳 여좌천을 찾아 군항제는 바야흐로 국제축제장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진해 시내에서도 벚꽃감상지로 손꼽는 곳으로 진해시에서 창원시로 넘어가는 안민고개의 벚꽃터널과 경화역, 진해내수면연구소(현지에서는 양어장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에서 시작되어 여좌천을 지나 해군사령부에 이르는 길. 내수면연구소는 뒤쪽에 장복산-천자산-불모산 능선을 배경으로 한창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산 전체에 백설이 내려앉은 듯 타지역에서 볼 수 없는 벚꽃 장관이 펼쳐지는 감상지이다. 내수면 안에는 다양한 민물어종을 현장견학 할 수 있는 시설이 공개되어, 학생들의 자연학습지 뿐 아니라, 호기심 많은 어른들에게도 좋은 볼거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진해가 초행이라면 제황산 공원에 올라 진해탑에 올라 볼 일이다. 옥상에 서면 진해시 일원을 조망 할 수 있다. 광장에서는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과 함께 팔도 먹거리 장터가 서지만 관광객의 입맛을 만족시켜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여행메모
벚꽃축제 는 3월 31일 개막해 4월 8일까지 이어진다.
진해 벚꽃 축제를 관람할 목적만이라면 각 여행사에서 소개하는 벚꽃축제관련 여행 상품을 꼼꼼히 따져보고 여행사를 선택하는 해야 한다.
자가운전으로 축제 기간 중 여행을 할 계획이라면 이른 시간 움직이고, 저녁 늦게는 되도록 차량운행을 삼가는 것이 교통체증을 피하는 방법이다. 시내에는 이렇다하게 공용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중앙시장 인근 유료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주택가 소로에 요령껏 주차해야 한다.
사진자료 : 여좌천, 내수면연구소
국립서울현충원
서울의 젖줄 한강과 수도를 호위하고 있는 관악산 공작봉 기슭에 위치해 있다. 공작이 아름다운 날개를 쭉 펴고, 장군이 군사를 거느리고 있는 듯 한 장군대좌형이다. 좌청룡의 형세는 웅장한 산맥의 흐름이 용이 머리를 들어 꿈틀 거리는 듯 한강을 감싸 호위하는 형상이고, 우백호의 형세는 힘이 센 호랑이가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을 띄고 있다. 공작봉은 산수의 기본이 유정하고 산세가 전후좌우에 펼쳐져 흐르는 듯하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목마른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형상으로 명당 중의 명당이라 할 수 있다. 1950년대 중반 625동란으로 조국을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을 안치하게 되었던 곳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산화하신 분들을 모셔 놓은 곳이다.
매년 벚꽃이 활짝 필 때면 애국유몰자 가족 외에도 현충원 내 벚꽃을 감상하려는 인파들로 조용했던 원내가 활기를 띤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유원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몰지각한 사람도 찾아 볼 수 없는 곳. 그래서 가족단위로 산책을 즐기며 여유롭게 벚꽃을 감상하기에 적당한 장소이다. 특히나 원내 팔각정이 현충원 인근에는 수령이 40년이 넘는 수양벚꽃이 눈길을 끈다. 수양벚꽃은 우리나라 고유 수종이면서도 여타 지역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희귀종으로 마치 버들이 늘어지듯 휘휘 늘어진 가지에 솜뭉치를 붙혀 놓은 듯 피어있는 벚꽃은 타 지역의 벚꽃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멋스러움을 보게 된다.
여행메모
동절기(11월~2월) : 07:00~17:00, 하절기(3월~10월) : 06:00~18:00
대중교통 : 지하철 4호선"동작"역 하차 ② ④번 출구 동작동을 오가는 시내버스 이용 현충원 앞 하차
경희대 서울캠퍼스
찾아가지 않아도 찾아오는 봄, 기다리지 않아도 피어나는 꽃.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인근의 대학캠퍼스를 찾는 것도 봄꽃을 구경하는 한 방법이다. 대학캠퍼스에서 풋풋한 대학생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학창시절을 되돌려 보게 하는 묘한 매력도 있다. 유서 깊은 대학이라면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잘 가꾸어진 캠퍼스를 품고 있다. 그 중 경희대 캠퍼스는 봄이면 일반인들의 발길로 축제 아닌 축제가 벌어진다. 정문을 지나 본관 건물 분수대 주변에는 목련과 벚꽃이 어울러져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는 유럽의 어느 유적지에 온 듯 색다른 감흥을 일으킨다. 대학 내 자연사박물관은 6층 규모로 각층 마다 우리나라 고유의 동,식물에 관한 풍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본관을 지나 언덕 길을 올라서면 전통고딕양식으로 지어진 평화의 전당 건물이 보인다. 1976년에 착공하여 1999년 약 23년간에 걸쳐 지어진 것으로, 스테인드그라스로 장식되어 있고, 건물의 높이만도 70m에 이르며 4,5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석을 갖추고 있다.
여행메모
경희대자연사박물관 관람시간 월 - 토 10:00-16:00 휴일 및 개교기념일 휴관
정문 경희여고를 거쳐 사범대까지 펼쳐지는 진달래 꽃길은 연인들이 데이트하기에 낭만적인 코스로 일명 ‘키스 로드’로 불리기도 한다. 지하철 1호선 회기역을 나와 경희대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도보를 이용해 경희대까지는 약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회기역 인근에는 오래 전부터 파전으로 유명한 집이 있으며, 대학가 근처에는 네팔과 터키, 중국 현지 음식을 그대로 제현해내는 음식점이 이색음식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자료 : 현충원 능수버들, 경희대 만개한 벚꽃, 벚꽃이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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