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삐삐가 화분에 물을 주는 수요일 스웨덴에서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까지 오랫동안 <말괄량이 삐삐>의 매력에 빠지게 했던 아동문학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Lindgren·1907~2002년)의 탄생 100 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합니다. 오래 전 올렸던 글인데.. 작가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고 그리운 삐삐를 다시 보고 싶.. LinkTwinkle/글 2007.11.25
서정주, 기도1 전문 저는 시방 꼭 텡 뷔인 항아리 같기도 하고, 또 텡 뷔인 틀녘 같기도 하옵니다. 하눌이여 한동안 더 모진 광풍을 제 안에 두시던지, 날르는 몇마리의 나�를 두시던지, 반쯤 물이 담긴 도가니와 같이 하시던지, 마음대로 하소서 시방 제 속은 꼭 많은 꽃과 향기들이 담겼다가 �어진 항아리와 같습니다. LinkTwinkle/글 2007.11.19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에도 차마 이 곳은 범(汎)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梅花) 향기(香氣) 홀로 아.. LinkTwinkle/글 2007.11.19
아내 아내 -나태주 이 지푸라기 머리칼을 언제 또 쓰다듬어 주나? 짧은 속눈썹의 이 여자 고요한 눈을 언제 또 들여다 보나? 작아서 귀여운 코 조금쯤 위로 들려 올라간 입술 이 지푸라기 머리칼을 가진 여자를 어디 가서 다시 만나나? LinkTwinkle/글 2007.11.06
지렁이의 말 지렁이의 말 -최승호 눈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어떤 우상도 두지 않았다. 팔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도 나는 구제하지 않았다. 그리고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고행보다는 잠을 선택했다. LinkTwinkle/글 2007.11.05
河口 사이토우 마리코 모든 강은 욕망이다. 머물고 싶다는, 그러나 흘러 닿고 싶다는. 하구에 닿을 때 가장 고요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어젯밤에 내가 들은 어머니의 잠소리이다. 모든 물살은 욕망이다. 비밀을 숨겨야 한다는, 그러나 말해버리고 싶다는. 하구에서 바다에 들어간 다음에 그것이 또 하나의 강에 불과.. LinkTwinkle/글 2007.10.25
가난한 자는 왜 이명박을 지지하나 [가난한 자는 왜 이명박을 지지하나] 한겨례 21 2007년10월09일 제680호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한국학) 자영업자·부동산 소유자 등 이중적 존재, 개발의 아주 작은 열매에 열광해 오슬로대학에서 ‘한국 사회·정치’ 수업을 할 때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 중의 하나는 극우적 색채가 .. LinkTwinkle/글 2007.10.21
- 윌리엄 제임스 <심리학의 원리, 1890> 사회에서 밀려나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완전히 무시를 당하는 것 - 이런 일이 물리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 보다 더 잔인한 벌은 생각해낼 수 없을 것이다. 방 안에 들어가도 아무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을 해도 대꾸도 안 하고, 무슨 짓을 해도 신경도 쓰지 않고, 만나는 모든 사람이 죽은 사.. LinkTwinkle/글 2007.07.16
잃어버린 여행가방 -박완서 백두산. 분단된 민족에 대한 그이들의 적나라한 연민의 시선을 받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우리가 중국 땅에서 숱하게 뿌리고 다닌 연민을 같잖고도 창피하게 여겼다. 그이들이 우리보다 조금 못 입었다고, 조금 덜 정결하다고, 조금 작은 집에 산다고 여길 때 마다 아끼지 않은 연민은 이제 그이들로부.. LinkTwinkle/글 2007.07.16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풀베개>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 인간 세상을 만든.. LinkTwinkle/글 2007.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