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月下獨酌

오래 전 페북의 글.

오체투지해무 2017. 5. 29. 11:55

파도가 휘말리며 팬티 속으로 들어 온 모래를 흘려보내야 했다. 손과 발을 저을때 마다 몸은 앞으로 나아갔고, 내가 떠난 모래톱은 그냥 질펀하게 엎질러진 상태 그대로이다.

 

이따금 해파리의 물컹거림이 등이나, 배, 다리를 쓸고 지나갔지만 다행히 쏘이지는 않았다.

 

바다에 들수록 바다는 잔잔해졌다. 호흡도 편안해지고, 손과 다리를 내저을때마 물결은 몸을 밀어주고 밀어주었다.

 

호흡이 거칠어지는 듯해 이내 배영으로 자세를 바꿨다.

 

하늘은 하늘처럼 펼쳐널려있고, 내 등에 바다는 물끄러미 일렁인다. 앞으로 나아가고, 앞으로 나아가고... 한치의 빈틈도 없이 바다는 내몸에 닿아 있다. 밀어주고, 나아가고...밀어주고, 나아가고...내몸은 나아가고, 바다는 밀어준다. 그렇게 끌어 안은 듯 밀어주고 나아간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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