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月下獨酌

윤미래와 타이거JK

오체투지해무 2017. 12. 28. 07:57

간밤의 꿈이야기.

어쩌다 보니 타이거JK 연습실에서 음악하는 친구들과 어울리게 됐다. 그들의 음악을 듣기도 하고,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다 어느 구석에서인가 앉아 있던 윤미래가 자리에서 일어나 연습실을 나가려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한국의 힙합이나 랩퍼를 별로 좋아 하지 않았던 내게 귀를 트리게 해줬던 한국의 랩퍼가 윤미래. 그의 발성을 듣고 있으면 막혔던 숨통이 터진것 처럼 상쾌하고 살것 같았다.


미래씨 미래씨하고 부르는데도 짐짓 모른척하고 나가는데 쫒아 나가 엉겁결에 팔을 잡았다. 뒤돌아서는 전미래의 얼굴에는 당황함 보다는 거부감이 눈에 확연하게 들어놨고, 눈빛으로는 이름 부르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못들은 척하고 나가려는데 왜 붙잡냐는 듯했다.


아주 짧게 한국의 랩퍼로써 존경한다. 대단히 미안한 부탁이지만 나에게 짧게라도 랩을 들려 줄 수 있냐고 다소 황당한 부탁을 했다.


이 상황을 보고 있던 타이거JK가 존경하는 형님의 부탁이니 랩 한소절만 해달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잠시 망설이던 윤미래가 발칸포 같이 랩을 쏟아 냈다. 어떤 대목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귀전에는 몬스터의 음율과 발라버려라는 반복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팔을 잡을 때의 윤미래의 얼굴표정과 손으로 느껴지던 소매 속으로 잡힌 팔뚝의 질감, 어떤 향수 냄음까지 방금 전 일 처럼 기억에 남는다.

생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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