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世上萬思

임페리얼 크루즈

오체투지해무 2016. 3. 5. 09:54

임페리얼 쿠르즈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세인의 관심을 거의 못받았는데 매우 독특한 책이다. 이 책은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 성사되기까지 일본과 미국의 비밀외교 100일을 기록한 것. 대한제국은 '제국'이라는 거창한 이름과는 별개로 허망하게 망해버렸다.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일본에 강제로 편입되었다. 가쓰라 태프트 밀약은 조선이 식민지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본과 미국 간 조약이었다.


가쓰라 태프트 밀약은 일본의 대한제국 강점과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화를 서로 묵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였다. 이야기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파견한 아시아 순방 외교사절단 80여명이 190575일 샌프란시스코 항을 출발하던 날에서 시작한다. 사절단에는 루스벨트의 후임으로 제27대 대통령이 되는 육군장관 태프트를 비롯하여 상원의원 7, 하원의원 23명과 다수의 군인 및 민간 관료들이 포함되었다. 일행 가운데는 루스벨트의 매력적인 딸인 21세의 앨리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국주의 순방imperial cruise을 통해 루스벨트는 앞으로 수세대에 걸쳐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정책들을 결정했다. 가쓰라 태프트 밀약은 임페리얼 크루즈의 핵심이었다.


그로부터 110년이 지난 2015. 셔먼은 한중일관계에 관해 언급하면서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들었다. 많은 분들이 당연히 비분강개할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레 화를 낼 일이 못된다. 미국은 본디부터 위 가스라테프트 밀약이 뜻하는 바와 같이 일본과 한통속이었기 때문이다.


셔먼의 발언은 미국 뜻데로 안되는, 즉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때문에 마음데로 안되는 동아시아질서에 대한 분풀이형 자기고백일 뿐....imperial cruise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만고의 은인처럼 위인으로 알려진 루스벨트가 한일병합의 공식 지원자였으니...110년 뒤의 셔먼 차관보가 그 따위 발언을 하는 것은 어쩜 너무도 당연한 일.


어찌보면 셔먼의 발언이 제국의 본줄기를 드러낸 것이라면, '제국의 위안부' 같은 글은 제국의 곁가지 잔뿌리가 드러난 것이라고나할까. 곁가지에 논쟁을 지필 것이 아니라 본줄기를 주목할 일이다. 미국의 본줄기는 지난 1세기 이상 한번도 가쓰라 테프트 조약의 범주에서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