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사진관/photopoem

기형도 ' 엄마 걱정.'

오체투지해무 2013. 1. 30. 14:45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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