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맛따라멋따라

자하 손만두

오체투지해무 2010. 4. 28. 14:55

 

 

꾸미로 올려진 양지고기가 푸짐하다. 이십 여 년 전만해도 동네 식당에서 먹던 육개장에서 흔히 먹어 볼 수 있는 양지고기가 제법 규모를 갖춘 요즘 식당가의 육개장 에서 찾아 보기 힘들다. 꾸미로 올려진 양지고기를 씹으며 예전 육개장 맛에 대해 일행과 이야기를 나눈다.

 

만두 좋아하는 식성 탓에 서울 시내 맛있다는 만두집을 찾아 다니며 먹던 시절이 있었다. 개성만두를 표방하며 IMF 무렵 생겨난 이곳 만두를 개업 초창기 먹으러 왔었다. 중앙 일간지 맛집코너에 소개된 만큼 기대를 걸고 왔던 이집 만두는 형편 없었다. 비싸기는 비싸고, 맛은 없고... 그때는 아마 이층 양옥집에 일층만 책상다리를 하고 먹었던 듯 한데,

 

음식점에서 하는 음식도 일취월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개업 당시 먹던 만두와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발전됐다. 서울성곽길을 따라 걷다 인왕산을 오르기 전 부암동 자하문고개 인근에서 딱히 먹을 만한 음식점이 없어 택한 곳인데, 예전 맛을 떠올리며 반신반의하고 들어 섰던 음식점에서 제대로 된 만두국을 맛보게 된다.

 

양지를 잘게 찟어 꾸미를 올리고, 흔히 올라가 있는 계란 지단은 생략한 채, 기름기 하나 없는 맑은 육수 국물이 담백하다. 개업에는 개성만두를 표방했던 듯 한데, 모양새는 개성식에 초간장을 뿌려 먹기에는 조금 짠 듯,  집에서 해먹던 서울식 만두소에 치감이 부드럽다. 날이 좋아서 인지 정원에 마련된 탁자에 손님이 가득, 햇살을 받으며 먹어 만두국은 예전의 그 만두국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충분했다.

 

국내산 식자재만을 사용하는지 어쩐지,  한그릇에 일만원 하는 만두국은 다소 비싼듯 한데, 비싼 가격이 유명세를 더 하는지도 모른다. 주점에서 삼천원 받는 생막걸리를 오천원 받는 것은 어쩐지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일요일 정오 , 식사 후 자리에 앉아 있기 무안할 정도로 손님이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