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酒道空間

도봉산 종주 후 뒷풀이 과메기

오체투지해무 2009. 1. 10. 12:08

꼭 십년 전 의정부 집을 출발 도봉산 주능선을 타고 우이동까지 4시간이 걸렸었다.

그로부터 십년 몸무게는 그때보다 12kg이나 늘었고, 발뒤꿈치 신경통인 족저근막염의 통증은 발을 절게 한다. 

11시 출발, 날은 따뜻하지만 능선에 서면 소슬바람이 칼바람으로 변한다.

사패산과 포대능선, 칼바위, 우이암을 거쳐 우이동에 내려선 시각이 5시.

6시간의 산행시간.

 

 

 

 

포대에서 바라본 신선대

 

 

꼬박 혼자 산을 타다보니 본의 아니게 무언수행. 6시간 동안 말 한마디 안하고 묵묵히 산길을 걸었더니

얘기 나눌 사람이 그립다.

몇몇 친구들에게 전화.

겨울철에는 그저 과메기 만한 안주가 없다고 창동역 인근에서 과메기 번개.

 

창동역 1번출구 옆 포장마차에서 하는 과메기가 먹을만하다는데, 저녁 식전이라 그런지 싸늘하다.

종덕이를 만나고, 영재를 만나 제대로 된 음식점을 골라 들어갔다.

요즘 먹자골목에도 한파가 불어 썰렁한데 이집은 자리가 없을정도로 바글바글이다.

 

과메기 한접시에 3만원. 밑반찬과 함께 얼마나 잘나오나 싶었더니.

에게... 자리세가 반은 넘는다.

용호가 창동역 1번 출구 옆 포장마차가라고 했는데... 작년에 먹어본 15,000원짜리 과메기 딱 그양만큼이다.

 

비린것을 못먹는 내가 과메기를 먹게 된것은 의정부 친구 강춘근 덕분이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석원이 사무실에 모여 가락동 시장에서 준비해온 과메기를 먹었다.

안주는 오로지 과메기. 깡소주를 먹을 수 없어 먹게된 과메기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그때 안것이다.

 

겨울철이 되면 포항 죽도시장이나 구룡포에 일부러 과메기 먹으러 갈 만큼 겨울철 빼놓을 수 없는 영양식.

특히나 우리같은 나이에 오기 쉬운 성인병 예방에 좋다니 이보다 더 좋은 안주가 없다.

 

민용호가 오고, 홍성일이 오고... 과메기 보다 더 맛있는 이야기들이 오간다.

 

노안이와서 전자손목시계의 글자가 안보인다느니, 어금니가 다해 이를 빼야하는데 임플란트가 어떨다느니.

한달에 책 3권 이상은 읽어야 머리가 단단해지지 않는다느니...

애들 키우는 노하우에서... 이상하다. 새해들어서 술자리 내용이 무지 학구적이 됐다.

 

 

영재 백두산 산행 갔다온 얘기,

용호 한참 맛들인 인터넷 산악회 얘기,

종덕이의 화려한 초등학교 여동창 얘기,

배시시 눈만 깜박거리며 얘기를 듣고 있다 이것 저것 근황을 묻는 성일이의 질문.

 

 

 

 

 

 

 

술자리 치고는 새해 첫자리가 된 만큼 서로서로 덕담을 많이 나눈 술자리였다.

과메기 한접시 비우고, 뜨끈한 국물을 먹기 위해 낙지연포탕에 소주 여나무병~

 

 

 

뭔가 아쉬움이 남은 듯 인근 호프에서 골뱅이 소면으로 저녁을 대신하며 맥주 한잔씩.

화제는 새로 옮긴 동창회 홈페이지에 관한 것.

많은 얘기들이 오갔지만, 카페는 누구 하나가 꾸며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다같이 볼거리 풍부한 홈페이지도 만들고, 힘들때 일수록 친구들끼리 의지하며 올 한해 열심히 살자고

 

" Bravo my life."

 

 

 

 

'기타등등 > 酒道空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 새벽강  (0) 2009.02.13
모락모락 수증기 헤치고 굴찜 한판  (0) 2009.02.12
추운날 피맛골에서 아주 오래된 친구들   (0) 2009.01.10
고소영과 한잔  (0) 2007.12.20
난 너무 피곤해  (0) 2007.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