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아주친절한여행

서울 홍릉수목원

오체투지해무 2007. 6. 27. 03:29
 

서울 홍릉수목원


일요일 주말약속도 없는 모처럼의 시간, 집에서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가족들의 성화에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홍릉수목원은 주중 장거리 출장으로 인한 격무에 시달렸는데 주말 수도권 외곽의 상습정체에 진저리를 친 가장에게 권해줄만한 당일 여행지이다. 지하철 정거장에서 걸어서 십 여분 거리에 산림이 울창한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곳으로 가족들에게  나들이 제안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숲의 역사 간직한 곳.

홍릉은 조선왕조 고종의 왕비인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곳. 1919년 고종과 합장하기 위해 경기도 금곡으로 이장된 뒤 터만 남아 있다. 이곳이 임업시험장으로 지정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인 1922년. 전국 각지로부터 묘목과 종자를 설립하면서 국가에서 관리되어 그 규모면에서 사설수목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홍릉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 부속 전문수목원이다. 1993년부터 일요일에 한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광릉수목원으로 알려진 포천 광릉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이 국내에서는 규모면에서나 관리 면에서 단연 최고를 자랑하나 사전예약제인데다 주말에는 휴원 하는 탓에 주말나들이 장소로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홍릉수목원은 교통의 편리함, 출입 인원에 제한이 없어 일요일 반나절의 시간만으로도 삼림욕과 학생을 둔 자녀들의 현장학습장소로 활용하기 용이하다.


수목원은 제 1에서 제 8까지의 수목원과 습지원, 난대식물원, 조경수원. 무궁화원, 약용식물원과 산림과학관으로 나뉘어 관람 할 수 있다. 느린 걸음으로 탐방로를 둘러보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되며, 휴식시간과 사진촬영 등을 더하면 족히 반나절은 소요된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개원 시간부터 폐원 때까지 둘러봐도 다 보지 못할 만큼 다양한 수종과 넓은 생육환경을 갖고 있는 곳.  식물의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탐방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삼림욕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침엽수림 중 눈길을 끄는 것은 650년 전 중국에서 들여와 심어진 백송 ( 높이 15m, 둘레 1.7m), 반송(1922년 홍파초등학교에서 옮겨 심어진 것 높이 10m) 풍산가문비(양강도 풍산의 매덕령에서 옮겨 심어진 것 높이 20m, 함경북도 관모봉, 중국 동북지역에 분포하며 남한에서 유일한 종)과 칠엽수 등을 눈여겨 볼 만하다. 활엽수림 중에는 1920년대 중국에서 들여와 국내 최초로 심어진 두충나무, 6~7월에 노란색 꽃이 한 달 이상 피는 모감주 나무들이다. 각종 수림에는 학명이 팻말로 붙어 있어 이제까지 몰랐던 고유의 이름을 알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산림과학관

수목원 내에는 산림과학을 연구하는 부속 건물들이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만나게 된다. 그 중 산림과학관은 일반인들에게 산림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지어졌다. 건물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목재로 지어진 골조가 눈에 띈다. 쌍봉사 대웅전, 법주사 팔상전과 똑같은 구조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을 의미한다. 로비 입구에는 강원도 전통가옥인 너와집의 축소 모형과 각 나무의 단면을 비교해 보게 해놓았다. 2층에는 산림관리의 중요성과 숲의 변천, 산림의 이로움, 산림개발과정, 산불진화 모델 등을 전시. 3층과 1층에는 산림자원이 우리 실생활에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시되어 있는 물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백합나무로 만들어진 장롱일체이다. 백합나무는 미국에서 들여와 심은 것으로 그 결이 부드럽고, 재질이 단단하여 목재로서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수목원 입구 좌측에 위치한 약용식물원에는 하늘을 찌르는 높이의 낯선 나무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나무의 이름은 낙우송으로 높이 50m까지 자라며, 원산지는 미국으로 건축자재로 널리 쓰인다. 약용식물원에는 당귀, 삼지구엽초, 고로쇠, 익모초, 황귀, 당귀 등을 식재해 놓았다.


숭인원영휘원

홍릉수목원에서 청량리 역 방향으로 세종대왕 기념관과 사적 제 361호인 영휘원과 숭인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1991년 10월 25일 사적 제361호로 지정되었다. 영휘원은 조선 26대 고종의 후궁이며 영친왕의 생모 순헌귀비 엄씨의 묘이다. 귀비 엄씨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여인이다.  귀비 엄씨는 일본의 압박에 시달리던 고종과 왕세자를 비밀리에 러시아 공사관으로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사건이 바로 아관파천으로 러일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고종이 일본의 강압에 의해 물러나고 순종이 즉위하게 된다. 귀비 엄씨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영친왕을 낳았다. 귀비 엄씨는 나라를 잃은 슬픔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 지내다 1911년 58세로 눈을 감아 청량리 영휘원에 안장되었다.


숭인원은 조선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아들 이진의 묘이다. 영친왕은 형인 순종이 즉위하면서 황태자가 되었으나 11세에 일본에 볼모로 잡혀갔다. 원래 약혼녀가 있었으나 일제에 의해 강제로 파혼하고, 1920년 일본 왕실의 이방자여사와 정략결혼을 하였다. 조선 황실의 후손을 끊어놓으려는 일본의 노력에고 불구하고 1921년 아들 진을 얻었으나 9개월의 짧은 생을 살고 눈을 감았다. 순종은 왕자의 묘에 합당한 장례를 치러주었고, 묘호를 숭인원이라 했다. 문인석·망주석·장명등·석양·석호 등이 있다.  묘 앞에 정자각·비각·홍살문이 있으며, 영휘원과 숭인원을 관리하는 재실도 세워져 있다



여행메모

수목원 입구에서는 입장료가 없는 대신 탐방객의 소지품 중 음식물과 카메라 삼각대를 철저하게 반입금지하고 있다. 음식물 반입금지는 쾌적한 탐방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것. 카메라 삼각대 설치 시 식물의 생육환경을 저해 할 가능성이 있어 취한 조치이다.

입장시간 매주 일요일 10:00 - 17:00

홍릉수목원 홈페이지 http://www.kfri.go.kr/hong_reung   02-961-2551~3

찾아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하차 3번 출구로 나와 홍릉수목원 까지 도보로 약 10분 소요.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구로 나와 1215번 버스 승차 후 3번째 정류장인 홍릉수목원에서 하차. 자가용은 세종대왕기념관 주차장이나 숭의전 주차장 이용(유료)


맛집 : 청량리 시장 인근에는 값싸고 다양한 먹거리의 음식점이 밀집되어 있다. 현대 코아 빌딩 뒤편에 자리한 할머니냉면은 그 은근한 매운맛에 중독된 식도락가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는 곳. 냉면 보통 3,000원 곱빼기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