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아주친절한여행

함양 화림동계곡

오체투지해무 2007. 7. 1. 20:28
 

함양 화림동계곡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이전 전라북도 장수에서 경상남도 함양 땅을 밟기 위해서는 여지없이 거쳐야 하는 육십령에는 사연도 많았을 것이다.  함양 땅에서 장수로 넘어가자면 굽이굽이 도는 산모롱이를 육십리를 걸어가야 한다하여 육십령이라고 했다고도 하고, 현재 육십령 정상 휴게소가 있는 곳에는 왕께 바치는 조공이며, 서해안에서 나는 소금을 내다 파는 소금장수들을 노린 산적 떼들이 들끓어 사람의 수가 60명은 되어야 무사히 재를 넘을 수 있다 하여 육십령이란 지명을 얻었다고 한다.


지리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은 천미터 대의 영취산, 깃대봉을 지나 해발 700미터의 육십령에서 고도를 떨어트린다. 남한 땅 제 4위봉 천육백미터를 넘는 덕유산 향적봉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숨을 고르기 위해서 인 듯 하다. 육십령에는 정상을 전후로 두개의 휴게소가 있다. 장수 쪽과 함양 쪽의 휴게소인데 함양 쪽 휴게소가 원조 격이다. 드넓은 주차장이 마련된 장수 쪽 휴게소에서 바라본 장수일대의 경치가 빼어나다.

 

 


육십령 고개에서 함양의 화림동을 향하다 다소 급한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 좌측에 덕유산국립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남덕유산 기슭에 조용히 자리 잡은 상남리가 나오고 포장이 끝난 곳은 국립공원 남덕유산 매표소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남령을 넘어 거창으로 가는 길이다. 남령을 전후해 다소 험한 비포장이 있어 승용차를 이용한 여행객이라면 영각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사륜구동차라면 비포장도로인 남령을 너머 월성리에서 금원산 기슭에 자리 잡은 용추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다. 교통이 불편한 오지마을이라 한적함을 찾는 이들에게는 그지없이 좋은 드라이브 길이다. 울창한 수림에 둘려 쌓인 영각사는 신라시대 창건한 사찰로 조선 영조 때 상언이 장격각을 짓고 화엄경 판목을 봉안하였던 곳이다.

16세기 이 지방 일대 사림문화의 꽃을 활짝 피웠던 정자문화의 보고라 일컫는 화림동 계곡은 황석산 산행 들머리인 봉전리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봉산휴게소에 차를 주차하고 계곡 아래쪽으로 내려서면 도로에서 볼 수 없던 아름다운 정자와 바위 청정지수를 만날수 있다. 화림교라는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화림동 계곡을 굽어볼 수 있는 거연정이 나온다.

정자 주위를 맴도는 검푸른 계곡 물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거연정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를 지니고 있다. 거연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도로로 다시 올라와 계곡을 횡단하는 잠수교 중간쯤에서 바라보는 것이 감상 포인트. 짙푸른 녹음과 집채만한 바위를 에 돌아 나가는 청정옥수, 마치 구름 위를 건너는 것 같이 놓인 무지개 다리인 화림교. 거연정에서 두 손을 입에 모아 외치면 그 소리가 끝나는 곳쯤에 군자정이 놓여 있다.


조선 중종 모헌공 이원숙이 무오사화를 피해 낙향하여 세운 것이라는 군자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다. 정자 자체를 놓고 보면 꾸밈없이 단아한 군자의 기품을 느낄 수 있지만 바로 옆에는 식당이 있어 어쩐지 식당의 부속 건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군자정에서 하류 쪽으로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에 중국의 동호를 연상하며 이름을 지었을 듯 싶은 동호정이 자리하고 있다. 장만정의 후손이 1890년에 세워졌다는 동호정은 송림에 둘러 쌓여 있으며, 정자를 받치고 있는 기둥이 구불구불한 자연목을 그대로 살려 운치를 더해 준다. 동호정 계단은 마치 도끼로 내려쳐 다듬은 듯 깎여 있다. 이를 오르내리는 연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해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호정 앞에는 이백평 규모의 암반이 들어 나 있는데 이 암반을 차일암이라고 부른다. 태양을 가린다는 뜻의 차일은 아마도 사림문화가 한창 꽃 피웠을 무렵 이 곳에 차일을 치고 제마다 선비들의 기예를 겨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때의 흔적이 였는지 암반에는 영가대, 금적암등의 한자가 새겨져 있다.


본래 안의계곡이라고도 불리는 화림동계곡에는 팔담팔정이라하여 8개의 정자가 세워졌다고 하는데 현재는 3개의 정자만을 볼 수 있다. 정자 중 주위 풍광이 뛰어났던 농월정은 지난해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은 그 터만이 남아 있다. 농월정이 있던  천평 무릉반석의 이름은 월연암. 달이 어리는 바위라는 뜻을 품고 있다. 덕유산, 황석산, 괘관산등 천미터 대의 고산에서 발원한 물들이 이 앞을 지나간다. 1721년 지족당 박명부가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은 농월정 아래에는 박명부의 업적을 기린 휘호가 적혀있는데 "知足堂杖銶之所" 주석을 달자면 "지족당이 지팡이를 짚고 신을 끌던 장소" 라는 뜻이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55)

 농월정 관광단지 안에는 민박을 겸하는 식당이 즐비하며, 특히 야영장 시설이 잘되어 있다.  계곡에서의 야영을 즐기려면 그에 따른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만반의 준비래야 바닥의 냉기를 막아줄 메트레스와 부피가 적게 나가는 오리털 이불 한 채면 한 가족이 야영을 즐기는데 불편이 없다.


자가운전 :

육십령 경유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장계나들목 - 26번국도 - 육십령- 서상- 화림동계곡

대전진구간고속도로 함양나들목 - 24번국도 -안의-26번국도 장수방면 - 화림

 

 

 

 

계곡


숙박문의 :

농월정 농월정 매표소 (055-964-8141)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    원   동원가든 방가로대여 (055-962-4400)


맛집 :

화림동계곡 인근 식당가에서는 민물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 여럿있다. 군자가든(962-9525)

안의면 면소재지 한복판에 자리 잡은 안의갈비찜은 체인점을 낼 만큼 유명한 곳이다. 함양 읍내 조센집(055-963-9860)은 어탕국수로 유명하다. 주인이 주변 위천과 엄천강에서 직접 잡은 민물고기를 고아 낸 국물에 국수를 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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