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아주친절한여행

전통과 예향의 고장, 전주 한옥마을

오체투지해무 2007. 6. 5. 06:12
 

전통과 예향의 고장, 전주 한옥마을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을 지나면 호남제일문이라고 쓰인 거대한 일주문이 발길을 반긴다. 한옥마을을 찾기 전 여행의 설레임을 배가 시키는 그 첫 번째 경유지는 전주 나들목 인근에 자리 잡은 전주수목원. 한국도로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전주수목원은 교통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지나치기 쉽다. 입장료나 주차요금도 없지만, 국내 어느 수목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훌륭한 식생을 자랑한다. 4월 중순이면, 산이나 들에서 볼 수 있는 꽃보다 한발 일찍 봄꽃을 구경할 수 있다. 지리산과 소백산 고산 지대에서는 5월이 지나야 볼 수 있는 철쭉도 4월 중순이면 수목원 한쪽을 화려하게 장식해 놓는다.


전주 한옥마을이 초행이라면 경기전 앞이나 한국전통공예전시관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들려 한옥마을 안내지도를 받아 두는 것이 한옥마을을 관람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옥마을의 주차시설은 경기전 앞과 전주천변 남부시장 옆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한옥마을의 관광 출발점은 전동에 자리 잡은 풍남문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 풍남문은 전주부성 4대문의 남문으로 고려 공양왕 때 창건되었다. 건축양식은 서울의 남대문과 같은 형식이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낯설지가 않다. 풍남문 일대는 전주 재래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남문시장이다. 풍남문을 중심으로 로타리가 형성되어 있으며 주변을 둘러 본 뒤에 발길은 자연스럽게 전동성당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한옥마을 태조로 초입에 세워진 전동성당은 드라마나 영화에 많이 등장한 장소로 사적 제 288호로 지정되어 있다. 20세기 초 비잔틴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절충된 전라도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다.


다음은 경기전을 볼 차례. 이성계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곳으로 정유재란 당시 화재가 났던 것을 광해군 4년에 다시 지었다. 경기전 부지 안에는 태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 전주이씨의 시조를 모신 조경묘, 경기전 내 제사를 맡아 보기 위한 부속건물이 함께 세워져 있다.


경기전 주변에는 특색 있는 전통찻집이 여럿 있어 입맛에 맞는 곳을 찾아 가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근래에 지어진 오목대 가는 길, 루갈다, 달새는 달만 기다린다 등이 있으며, 교동에서도 전통을 자랑하는 찻집으로는 남천교 가는 방향으로 교동다원, 다문 등이 있다. 교동다원은 벽난로와 구들난방을 겸할 수 있는 난방시설과 요모조모 꾸며져 있는 실내장식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 다문은 전통한옥을 그대로 살려 마치 시골 외갓댁을 찾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전주 일대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내는 곳이다. 찻잎을 따는 철이면 마당에서 찻잎 말리고, 덖는 풍경을 만나 볼 수 있다.


태조로 끝에 자리 잡은 전통공예전시관에서는 이 지역 특산물이기도 한 한지와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곳으로, 한지 제작과 전통연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당에서는 전통놀이인 제기차기, 투호, 팽이 돌리기, 굴렁쇠 등을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태조로 끝에서 언덕을 오르면 한옥마을 일대 전망이 펼쳐지는 오목대라는 커다란 정자가 있는 곳. 고종의 친필이 쓰여 있는 이목대와 함께 있다. 정자에 올라서면 교동 일대 700 여 채가 운집해 있는 한옥마을을 조망해 볼 수 있으며, 한옥마을 일대를 감상하는 동선을 그려 관광에 도움을 준다.


오목대를 내려와 전주천변을 향하다 고색창연한 전주향교를 만나게 된다. 유교의 상징인 공자의 위패를 모시고 재를 지내는 곳으로, 뜨락에는 수령 400년의 은행나무가 두 그루나 우뚝 솟아 있다. 이곳은 영화 ‘ YMCA 야구단 ’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명륜관이 세워진 뒤뜰에는 현재에도 서당에서  유림학자들이 한학을 공부하시고 있는 곳.


전주천변 일대에는 제철 꽃들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억새가 수놓고, 천변에는 민물어종이 노니는 곳으로 이 일대 주민들의 휴식처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주팔경 중 하나인 한벽당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전주천이 흐르는 제방을 따라 하류 쪽으로 내려오면 국내 유일의 서예관인 강암서예관을 볼 수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 전주에 들어서다 보게 되는 호남제일문의 현판 글씨를 쓰신 강암 송성용 선생의 서예관이다.  다시 발길을 태조로 방향으로 향하면 50년 전통의 중화요리집을 만나게 된다. 한 자리에서만 50년 중국요리를 한 탓에 전주시민들 중 이집 음식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말이 있다. 인근 학인당은 조선시대 말 상류층 주택의 전통 양식을 엿 볼 수 있는 건물이다. 70년대 용인민속촌에 이 집을 옮기려던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제안을 두 번이나 거절했으며, 백범 김구선생이 묵은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건물 일부를 다원으로 개방하고 있으며, 뜰 앞 정원은 일반인들에게 개방해 자유롭게 관람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올해 7월 쯤에는 전통예절과 한옥체험을 공간으로 건물 일부를 개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바둑판식으로 정비되어 있던 한옥마을의 고샅길을 따라 걷다보면 두 종류의 가옥들을 볼 수 있다. 근래 지어진 전시 목적의 한옥과 오래된 전통가옥에서 대대로 내려와 살던 현지 주민들의 집으로 나눠진다. 오래된 가옥들이 늘어선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걷노라면 타임머신을 타고 3~40년 전의 세월로 거슬러 올라간 듯, 골목 어귀에서는 딱지치기나 구슬치기를 하거나 고무줄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올 것만 같다.


한옥마을에서 빼놓지 않고 봐야 할 것들 중에 하나가 전통술 박물관이다. 가득 채움을 경계하라는 뜻의 계영원에서는 절제의 미덕을 가르치는 계영배(술이 가득차면 모두 흘러버리는 잔)을 전시하고 전통가양주법으로 발효된 전통주를 판매하는 곳. 양화당은 술을 빚는 곳, 향음주례실은 올바른 음주문화의 보급을 위한 곳으로 나뉘어 있다. 박물관에서는 전통 술문화기행, 우리술강좌, 누륵빚기, 소주 내리기 등을 일정비용을 지불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한옥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들기 마련. 예전 같으면 마음씨 좋은 주인에게 이야기 하고 하룻밤 묵어가는 그야말로 민박을 위한 민박을 하겠지만 언감생심. 자겠다는 사람도 없고, 재워주는 사람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옥마을에서는 누구에게나 한옥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점차 늘어가고 있으며, 국내인들 보다 외국인들의 이용사례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고 한다. 숙박료에는 아침식사비와 전통차 시식이 포함되어 있다.


문학소년, 소녀를 꿈꿔봤던 사람이라면 최명희 문학관은 빼놓지 않고 찾아봐야 할 장소이다. 대하소설 ‘ 혼불 ’은 잊혀져 가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표현들을 살려내 우리 생활에 부활시켰다. 최명희작가의 문학사적 업적을 길이 추앙하고 보존하자는 취지로 세워진 문학관 안에는 친필 원고와 집필 당시 서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는 문학교실을 운영 최명희 문학에 대한 새로운 조명과 집중탐구가 논의되고 있다.


한옥마을 주변에는 동학혁명기념관, 전주전통문화센터,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등 지면을 다해 소개하지 못하는 곳이 산재되어 있다. 4월26일부터 5월 4일까지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되어 세계 영화인의 이목이 전주로 집중된다. 이처럼 전주는 전통과 예술의 향기가 넘쳐나는 곳으로 짧은 일정으로 다 볼 수는 없다. 전주 한옥마을을 한번 찾았다면 그 발길은 한번, 두 번으로 이어지기 마련. 한 번의 여행에서 다 보려 하지 말고, 다음에 또 찾는다면 그때는 관심 분야에 더욱 집중, 탐구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63)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을 이용한다. 경부고속도로 이용 시,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 전주 나들목을 빠져나와 한옥마을까지는 이정표가 잘되어 있다. 전주는 사통팔달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곳. 서울에서는 아침 6시부터 30분 간격으로 강남터미널과 남부터미널에서 전주를 오가는 고속버스가 운행된다. 공용터미널에서 한옥마을이 있는 풍남문까지 오는 시내버스는 수시로 있다.


숙박 : 한옥마을 인근 호텔로는 전주 코아 리베라 호텔이 가장 가깝다(232-7000)

전주한옥생활체험관 www.jjhanok.com 287-6300 테마민박 설예원 288-4566

양사재 282-4959 동락원 287-2040 아세헌 전통음악체험및 숙박 287-1677

우아동과 신정동 신시가지 일대에 신축모텔 다수.


음식점 

한정식 : 백번집 286-0100 전라회관 228-3033 송정원 283-7663

전주비빔밥 :가족회관 284-2884 한국관 272-8611 종로회관 288-4578

콩나물국밥 : 삼백집 284-2227 왱이집 287-6980 풍전콩나물국밥 231-0730

전통차 : 다문 288-8607 교동다원 282-7133 오목대 가는길 231-0212

그 외 맛집 한옥마을 인근 베테랑 칼국수 285-9898 교동국수 288-1703

막걸리 타운 삼천동, 서신동, 경원동, 효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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