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사진관 420

가을꽃 정호승

서울거리를 함께 거닐다... 자주색 가죽 재킷을 입은 이자벨 아자니와 인사동 골목길을 거닐다... 담벼락에 비친 그림자가 꽃에 가 닿을때 시가 생각났다. 가을꽃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