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世上萬思

북한산 만경대에서 삼성 ex1 카메라의 들쭉날쭉한 색감

오체투지해무 2010. 6. 6. 23:40

암릉산행에서 DSLR의 무게와 부피는 이만저만 거추장 스러운 것이 아니다.

거추장 스러울 뿐 아니라, 장비에 걸려 등반자의 안전과도 직결되기도 한다.

 

특히나 바위에서의 풍경과 사람의 움직임을 잡기에는 망원 보다는 광각이다.

8년여를 사용한 캐논 g3는 만취된 상태로도 각 기능을 작동 시킬 만큼 손에 익었지만,

환산화각 35mm의 화각으로 풍경과 등반자의 동작을 잡아 내기에는 역부족.

 

쓸만한 광각 똑딱이 카메라라가 나오기를 학수고대하다 발견한 캐논 210is는 자그마한 크기, 발군의 색감에

당장 구매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던 제품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캐논 210is는 조리개 우선 모드나 메뉴얼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조리개 우선 모드를 지원하는 광각 똑딱이를 찾던 중 눈에 들어온 삼성 카메라 EX1.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회전식 액정모니터 등 필드에서 유저들이 바라고 바라던바를 집약 시켜 놓은 스펙상 똘똘한 카메라.

 

결론부터 얘기하자.

대실망이다.

 

아래 사진을 한장한장 보다 보면, 이 사진 색감이 왜이래 할것이다.

디카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흑백으로 찍다, 이른바 픽쳐스타일로 임의대로 찍었나  싶을거다.

전혀 아니다.

 

똘똘한 카메라 똑부러지는 카메라라고 요즘 웹 상에서 칭찬해되는 삼성카메라 EX1의 인공지능이 뿜어내는 색감이다.

 

자 사진을 한장 한장 보자.

 

 

고교동창이자 악우인 민원장과 만경대 정상에서 백운대와 인수봉을 배경으로 ...

카메라가 손에 익지 않은 탓에 조리개 우선 모드에 노출 정도만 신경써서 찍었다.

ISO가 400이다 보니 지글지글 정도는 아니지만 자글자글하다.

 

 

만경대에서 바라 본 용암봉.

색감이 물 빠진 듯 하다.

누군가는 이런 색감으로 일부러 찍는다고 하겠다.

 

 

얼핏 배경이 흑백 같아 보이지만 바위에 붉은색이 돈다는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바위를 껴안고 오른손에 사이드홀드를 잡고 한 발 건너 뛰어야 하는 곳.

오래 전 약 2미터의 와어이가 설치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추락해 운명을 달리 했던 곳이다.

위의 사진과 몇초 사이에 찍은 것이다.

 

삼성카메라 ex1의 인공지능은 추락사한 클라이머들의 넋이라도 위로하려는 듯 자동으로 흑백전환이 된다.

 

 

어찌어지 바위를 넘어서는 최실장.

바위는 흑백, 나뭇잎은 물빠진 녹색.

참고로 나는 포토샵에 문외한이다.

 

 

아까 바위에서 볼 수 있었던 붉은 색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인공지능 카메라 ex1이 붉은색을 요구르트에 스트로우 꼽아 뽑아 먹듯 빼먹은 것이다.

 

 

사랑바위 근처에서 바라 본 만경대 암릉.

녹색은 표현이 되어 있지만 바위의 색감이 어딘지 좀 부자연스럽다.

 

 

사랑바위에서 깔아 놓은 자일로 하강 준비중인이 민원장.

바위를 껴안 듯 트래버스 해야 하는 곳으로 홀드도 없고,

민탈의 스탠스에 의지해 넘어서야 하는 곳이다.

만경대 구간 중 가장 두려워 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ex1은 지레 겁을 먹고 색감을 빼먹는다.

 

 

 

피아노 바위 가기 전 밴드를 타고 슬랩으로 접근.

인공지능 카메라 삼성 ex1은 기분이 좋아 졌는지 이 구간에서 총천연색을 보여준다.

 

 

테라스에서 확보를 보며 한 장.

색감이 자연스럽다.

 

 

위험한 구간을 다 지나서 일까.

인공지능 카메라 삼성 ex1은 제 색감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삼성카메라 ex1의 색감은 그때 그때 다르다.

내 카메라의 하드웨어가 이상한 것인지... slrclub에 문의 했더니 기존에도 그런 문제는 보고되어 왔고,

펌웨어를 통해 개선할 것이니 기다리라는 ex1체험단의 위안이 가증스럽다.

 

문제가 보고 되고, 수시로 그런 문제가 발생은 하지만, 추후 고쳐주면 된다는 식 아닌가.

위의 사진은 북한산 만경대에서 찍은 사진이다.

 

만경대는 거의 십여년만에 가봤고, 그래서 의미가 깊은 사진이고, 또 언제 갈지 모르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후등자 확보보랴, 자일 사리랴, 코스 탐색하랴... 제대로 된 구도의 사진이라 할 수 없지만,

나에게는 두번 다시 재방송이 되지 않는 다큐멘타리이다.

 

동창회 카페에도 올리고, 블러그에도 올리고, 추후 책을 낼 때 자료로도 사용해야 하는 사진이다.

 

이 모든 것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카메라를 쉬쉬하며 체험단들에게 물건을 뿌리고 장점만을 웹상에 홍보하는 이른바 바이럴마케팅에서 절대 내비치치 않고 있다.

 

이쯤되면 삼성카메라의 야비한 상술에 기가 찰 노릇이 되지만,

기가 차다고 가만 있으면 바이럴마케팅에 힘을 얻어 더 많은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를 것이다.

무슨 개수작인지... 문제가 있으면 당장 판매를 중지해야지. 무슨 추후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위의 사진 색감을 살려낼수 있단 말인가.

 

환불을 받던,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문제의 카메라를 계속 사용하던... 증상에 대한 설명을 해야하고, AS를 받아야 하고, 시간을 따로 내서 이따위 글을 블러그에 올려야 한다.

 

욕이 안나올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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