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사진관/photopoem

河口 -사이토우 마리코

오체투지해무 2009. 2. 13. 01:16

모든 강은 욕망이다.

머물고 싶다는, 그러나 흘러 닿고 싶다는.

하구에 닿을 때 가장 고요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어젯밤에 내가 들은 어머니의 잠소리이다.

 

모든 물살은 욕망이다.

비밀을 숨겨야 한다는, 그러나 말해버리고 싶다는.

하구에서 바다에 들어간 다음에 그것이 또 하나의 강에 불과함을

더없이 깊이 깨달았을 때 비밀은 어디로 긴장을 풀어야 할까.

 

모든 흐름은 욕망이다.

포기하고 싶다는, 그러나 머물고 싶다는.

비밀이 비밀이기를 포기할 때, 드디어 바다는 바다가 된다.

바다의 욕망은 무엇일까.

 

이 세상을 몽땅 삼킨 후 토해내고 싶은 별 하나.

그것이 어젯밤 내가 용서하지 못했던 너 자신이다.

우리 모두이다.

 

 

 

2008. 3. 순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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