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SOUL TRAIN

시월 고대산

오체투지해무 2007. 12. 3. 06:56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여름이 갔는지, 가을이 왔는지 알 수가 없다.

섣부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가을을 앓네 어쩌네 꾀병 부리는 소리를 듣기는 해도,

좀처럼 가실줄 모르는 무더위에 가을이 오는가 싶다.

장마철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6월부터 9월까지를 우기로 정하기로 했다는

 기상청의 발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갑작스런 기후 변화에 대한 두려움 마져 들게 한다.

 

눈 앞에 드러누워 있는 도봉산 회룡능선에는 10월 중순임에도 단풍들 생각조차도 안한다.

약속 없는 오후, 김밥 한줄에 컵라면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고 고대산을 가기 위해 가능역을 향했다.

동두천행 전철을 기다리며 플랫폼 의자에 앉아 있자니 선듯하니 가을 추위가 옷깃을 스며든다.

여름용 티셔츠에 반팔 폴라텍 조끼를 덧입고 오버자켓을 소매와 목부위를 여미니 그제야 온기를 되찾는다.

 

전철 종착역인 동안역에서 내리면 맞바로 신타리까지 가는 경원선 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오후 늦은 시간 북녁이 가까운 고대산에 야간산행을 감안하고 길을 나선데는 노을 진 철원 평야를 담고 싶어서다.

 

평일 오후의 신타리역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소풍이라도 다녀오는 길인지 유치원생 오십여명이 병아리떼 몰려 가듯 열을 맞춰 걸어간다.

 

 

 

경원선은 대광리역 근처에 보신탕을 잘하는 곳이 있어 친구들과 몇번 찾았던 곳.

십년 전 쯤에는 사자자리 유성우를 보기 위해 영하 13도라는 첫추위 치고는 맹위를 떨추던 날에 신탄리까지 간적도 있다.

어느 해 여름에는 신탄리역을 나와 다리 밑 개울에 발을 담고 한담을 나누며 노닥거리다 온 적도 있다.

 그랬다가 정작 고대산을 제대로 찾은 것은 올해 초 고교동창들과 제법 눈이 많이 쌓인 고대산 산행으로 정상을 밟아봤다.

동막골의 산그리메, 철원 평야의 그 막막함. 고대산 산행 포인트는 이 두개로 함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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