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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풀베개>

오체투지해무 2007. 7. 16. 09:35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

인간 세상을 만든 것은 신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보통 사람이고 이웃끼리 오고 가는 단지 그런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만든 인간 세상이 살기 어렵다고 해도 옮겨 갈 나라는 없다.
있다고 한다면 사람답지 못한 나라로 갈 수밖에 없다.
사람답지 못한 나라는 인간 세상보다 살기 어려울 것이다.

옮겨 살 수도 없는 세상이 살기 어렵다면,
살기 어려운 곳을 어느 정도 편하게 만들어서 짧은 생명을,
한 동안만이라도 살기 좋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 시인이라는 천직이 생기고, 화가라는 사명이 내려진다.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인간 세상을 느긋하게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 주는 까닭에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