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酒道空間

어머님 모시고 치맥.

오체투지해무 2021. 8. 23. 00:10

귀가 중 치맥 생각.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베이크치킨 집에 도착, 집에서 드시는 것 보다 오랜만에 치킨집에서 드시는 것도 좋을 듯 해 나오시라고 했다.

치킨이 나오기 까지 15분. 생맥주 첫 모금을 목이 찢어지게 아플 때 까지 참으며 마시다가 잔을 내려 놓으면 그 통증에서의 놓여남과 동시에 시원함이 함께 밀려와 짜릿한 충만감 이 느껴진다.

이른 시간이라 치킨집 안에는 연세 지긋한 노인 두분이 치킨 한마리에 소주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눈다.

들려오는 이야기 속에 나이를 알 수 있었는데 이제 환갑.

몇 년있다 나도 저렇게 보인단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하던 차, 창밖에 걸어 오는 어머님이 눈에 들어온다.

근래 들어 부쩍 왜소해진 체격에 느린 걸음.

치킨집 문을 열고 내가 있는 테이블로 걸어 와 앉으시는 동안 아파트 앞 신호등은 잘건너오셨네란 생각과 함께 얼마 전 신호등에서 차도에 내려서 신호를 기다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젠 찻길에 혼자 다니시는 것도 여의치 않고 노파심이 난다. 성격 상 아직도 젊으신지 알고 보행신호음에 조급해져 서둘기 까지 하시는 어머니.

차라리 느리게 행동하면 상대방이 알아서 피해 가지만, 빨리 행동하면 운전자가 더 공격적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몇차례 말씀드려도 소용없다.

올 봄에 운전면허 반납하고 마음이 좀 놓이나 싶었는데,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곳이나 횡단보도에서 걱정이 된다

이제 곧 여든, 아버지는 여든 되시는 해 봄에 돌아 가셨는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집안에 계시거나, 같이 모시고 다닐 때는 못 본다.

혼.자.길.을.걷.고.있.는.
엄.마.의.모.습.을.
보.아.야.
그.제.야.그.연.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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