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내리고 뒤따라 삼한사온이 무색한 혹한의 날씨가 이어지더니 아파트 주변 응달에 눈이 다 녹았다.
봄 같은 날씨라고는 하나 시절은 겨울의 한가운데, 임도에는 눈이 녹았다 얼어 빙판일테고, 양지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흙이 들고 일어난 상태에 비가 제법 왔으니 곤죽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산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공도 투어 계획을 잡았다.
그렇다 한들 해 뜨고 기온이 올라갈 무렵 출발해서 기온이 떨어 질 때 쯤 복귀하는 시간 제약으로 행동반경이 2~3시간 거리. 이렇다하게 가 보고 싶은 곳이 없다.
떼빙에 참가하지 않으니 이렇다하게 투어 가자고 할 사람들도 없고, 투어 전날 밤 평상 시 투어 통행 요청하던 분 두분에게 연락한 뒤 혹시나 공지를 보고 동참 할 분이 있을까 싶어 투어 게시판에 번개를 올렸다.
두분은 확정,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으로 투어 인원은 4명.
한분만 더 오면 성원이고, 아니어도 3명이서 단촐하게 다녀오면 된다.
경기북부 의정부 만남의 광장인 금호동 맥도날드에 9시 도착, 맥모닝으로 아침.
아니나 다를까, 따스한 주말 바이크들이 주차장으로 줄을 이어 들어온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라 약속시간 이전에 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역시나 풀깨비님 약소 시간 전 도착. 식사 중인 나와 인사를 나눈다. 노원에서 오기로 한분을 기다리는데 출발 시간 10시가 되어도 연락도 없다.
겨우내 세워 두었던 바이크가 방전이 되었나, 아니면 오다가 사고라도 났나 걱정이 앞선다.
2번째 문자를 넣고, 10시 15분 출발.
맥도날드 주차장에 나오니 라이더들이 제법 많이 운집해 있다.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경찰순찰차에서 4명의 경찰관이 나왔다.
호주에서는 맥도날드에서 식사하는 경관을 많이 보던터라 식사하러 왔는지 알았더니, 5인 이상 집합금지 신고가 들어왔다고 해산하러 왔단다.
바이크들이 모여 있으면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것이고, 차량들이 모여 있으면 적법한가 싶어 실소를 금치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 바이크 동호회에서 20명이 넘는 단체 투어를 꾸렸단다.
바이크 특성 상 자연적으로 거리두기가 되지만, 어찌됐든 5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을 어긴것이기는 하다.
출발 할 때 혹시나 투어 참가자의 문자라도 왔을까 확인했지만 묵묵부답.
풀깨비님과 둘이서 단촐하게 출발.
풀깨비님과는 정모에서 안면을 익혔으나 바이크를 같이 타는 것은 처음이라 성향을 알지 못한다.
혼자서 왕방산 임도를 자주 다니신다는 글은 익히 봐왔던 터지만 인테그라의 주행능력도 모르는 터다.
주차장을 빠져 나와 축석고개를 지나부인터사거리에서 내촌으로 들어서자 교통량이 줄어든다.
차량과 대열을 같이 하다 부드럽게 차선을 바꾸며 속도를 내며 리어 미러로 풀깨비님의 추월 여부를 확인한다. 차선을 바꿀때와 가속을 해야 할 때의 흐름이 자연스럽다.
포천아우토반이 시작되는 서파검문소 까지는 3~4,rppm을 쓰다, 아우토반에 들어서자 마자 6~7,000rpm으로 달리는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바이크와 라이더의 성능과 성향을 파악했다.
광덕고개를 지나고 사창리까지의 제법 깊은 코너링에서도 차간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인테그라의 성능이 뛰어나다.
물론 영상의 온도에 밤새 얼어 있던 도로의 얼음이 녹아 물기가 있는 산그늘이 자주 나타나 저속 주행한 탓도 있지만, 달릴때 달려주고, 오버 하지 않으면 로드로써는 안심이 된다.
곡운구곡 가기 전과 화천 가기 전, 산그늘 아래 접은 노면에서 한번, 살짝 얼은 노면에서 한번 뒤가 흔들렸다.
곡운구곡 제 3곡 선녀협.
선녀협 정자와 현수교.
화강암 넒은 암반과 빙계가 어우러지는 계곡.
임옥상의 코르텐강 작품. 12인의 작가를 형상화했다.
배기량은 비슷하나 수동기어와 DCT의 차이가 없어서 놀랐다.
화천 시내 채원 강원도 산나물밥 맛집에서 두부전골.
우연히 들어간 곳인데 화천 맛집, 반찬이 깔끔하고 강원도에서는 두부는 먹어줘야 한다.
화천 시내에는 산천어가 하늘 위를 헤엄친다.
대한민국 최북단, 민통선 지역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절차로 통행증을 발급 받아야 한다.
일전에 바이크를 타고 왔다 월북한 사람이 있어 바이크에게도 통행증을 꼬박꼬박 발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말고개를 넘어 통행증을 제출하는 마현리까지는 꽤나 급한 경사의 말고개가 있다.
말고개 마루에는 탱크와 전적비가 있는 공원이 있지만, 주정차를 금하고 있다.
말고개를 지나다 내려다 보는 철원의 풍경도 적막하다.
군 생활을 전방에서 한사람이 아니어도 민통선 인근에 들어서면 뭔지 공기가 답답하다.
말고개를 넘기 전 대공포 진지가 풍기는 살풍경도 한몫한다.
지뢰제거 작업으로 우회하다 만난 산으로 향하는 진입로.
들어갔다 나올가 잠깐 망설이다. 공도 투어로 만족하기로 했다.
시계청소가 확실히 되어 있는 무명봉.
이곳에서 군생활을 하신 풀깨비님으로 부터 지역 이름을 들었는데 전문용어로 외우질 못했다.
저산 너머는 북녘땅.
철원의 겨울 철새, 쇠기러기가 적막한 민통선에서 우리를 반긴다.
구름 한점 없이 푸르른 날, 때 이른 낮달이 우리를 반긴다.
와수리 백골부대 앞 3사단 상징물인 백골상 앞에서 하루를 함께 한 풀깨비님과 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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