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Hello blick road

동두천 - 포천 신북 - 철원 - 연천 - 의정부

오체투지해무 2015. 7. 6. 17:58

냉각수 순환 오버히트하고 두번이나 kr지정점에 정비를 의뢰했는데도 냉각수를 뿜어 장거리 투어에 나설 수가 없다.

무료한 토요일 오후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시험 운행삼아 살살 달래가며 타기로 결정하고, 오래 전 엔듀로바이크를 타고 경기북부와 철원 일대를 누비던 시절 찾던 곳을 기억을 되살리 찾아 보기로 하고 출발.

 

동두천 소요산을 지나 전곡 다리 건너기 전, 열두개울 이정표를 보고 그길로 들어선다. 미라쥬를 마련하고 올 봄 처음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왕방산 오프로드가 시작되는 쇠목고개는 일차선이기는 하나 포장이 되어 승용차도 넘어 다닐 수 있게 도로 상태가 양호하다. 마굿간해장국집이 있는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개를 넘어가는 커브구간과 안부가 멋스러운 곳.

경기북부 오프로드 다닐 때 처음 보고 반했던 장소로, 사철 아름다운 장소였는데 비닐하우스가 들어서고, 전선이 스카이라인을 망쳐 그 정취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거대한 뱅크각을 지나 안부에서 내려서며 멀리 펼쳐지는 광경은 안목 있는 사람에게만 머리에 남는 길이다.

 

 

창수면에서 영중면 사이를 잇는 87번 국도를 따르다 운천으로 빠지는 지방도가 포장됐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듯 싶어 대회산리로 들어섰다. 군 작전지역이라 다양한 오프로드 코스가 있어 야산 구석구석 재미난 코스가 많아서 종종 찾기도 하고, 비둘기낭폭포가 있어 촬영으로 하로 오기도 했던 곳인데... 포장이 됐다니 잠시 들러 볼 셈이었는데 공사 중이다. 길은 평이하고 가려면 못갈 것도 아니지만, 먼지 풀풀 날리며 자칫 공사 중인 도로에서 못이라도 박히면 생고생이다 싶어 발길을 지장산으로 돌린다.

 

길은 내내 가스공사 배관 토공 공사를 하기 위해 통제되어 있거나, 임시포장 상태여서 오프로드나 다름없다. 포천허브아일랜드 일대도 전망좋은 오프로드가 펼쳐졌지만, 미라쥬에게는 금역의 땅. 오래 전 양산박 산채 식구들을 이끌고 그길을 넘나들던 시절이 벌써 십오년이다.

 

관인 - 신북 교차로까지 가스공사 매설공사는 계속 이어진다. 길이 한가롭고 주변 풍광이 수도권 주변과는 또 다른 멋스러움이 있어 경관을 즐기며 유유자적 한가로움을 즐긴다. 경기 북부와 강원 철원 부근은 종자산, 지장산 일대 산군들이 아스라히 펼쳐지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잠시 교차로에서 길을 착각해 포천아트벨리 주차장 까지 들어갔다 나오고 방향은 지장산쪽 관인 방향으로 잡고 달린다.

 

한적하기 이를데 없는 토요일 오후의 지방도.

 

하늘이 좋다.

구름이 좋다.

바람이 좋다.

혼자라도 좋다.

 

 

수몰예정지. 한탄강으로 횡단하는 교량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졌다 싶더니 그 아래 오래 전 국도의 교량도 수몰예정지.  댐이 들어서면 볼 수 없는 풍경이 사차선 교량 아래 펼쳐진다.

 

 

 

 

잊고 있던 지장산 막국수.
허름한 가게집에서 자기집 텃밭에서 나고 자란 푸성귀에 메밀 내음 물씬 나는 진짜 메밀막국수....

허름한 전방은 없어지고 이층집 멋진 건물이 들어선 것으로 봐 그사이 맛집으로 소문 났나 보다.

그야 말로 일억오천만년 전 양산박 산채 식구들 데리고 무한사리 주는 이집에 빼놓지 않고 들리곤 했던 곳인데...까맣게 잊고 있었던 예맛을 찾았다.

 

 

진행 방향 좌측에 종자산, 지장산이 펼쳐지고 철원 평야가 펼쳐진 탓에 전망의 시계가 이국적이기 까지 하다.

지장산 일대 오프로드가 펼쳐진 담더계곡을 들어서다 역시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중간에서 바이크를 돌려 나온다.

마음은 실타래 같이 얽힌 비무장지대 까지 이어진 황토길을 달리고 싶지만,

기종이 기종인 만큼 온로드 투어링에 충실하기로 한다.

 

관인을 지나, 동송읍을 향하다 철원 평야를 횡단하고 고속정을 지나 내대 1,2리를 지나 직탕폭포에서 잠시 길을 멈춘다.

경기북부 강원도 영서지방에 가뭄이 심해 물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쉽지만 폭포 한쪽으로 부족한 수량이나마 낙차를 이루고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직탕폭포 주변에는 야유회 나온 몇몇 사람들이 낮은 수위에도 폭포 주변 풍광을 즐기며,

바베큐를 해먹는 사람들도 이따금씩 보인다.

 

 

 

고속정, 직탕폭포은 눈에 익은 풍경.

그곳을 오가기 위해 철원평야 이곳 저곳을 누비며 주변 풍경을 즐기는 것은 올 때 마다 새롭다.

더구나 파란하늘과 뭉게구름이 그려낸 하늘의 모습은 달리며 보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벼들이 펼쳐진 철원평야의 녹색 장관과 금학산이 그려내는 풍광은 아이맥스 속으로 달려 들어간 느낌이다.

 

언제 철원 평야를 멋지게 사진에 담고 싶은데, 언제나 갈길이 바쁘다.

 

 

구십년대 초반에는 공산당사도 군 당국의 허락을 맡아야 들어왔다.

물론 지금 처럼 통제도 심하지 않아, 허물어져 가는 계단을 통해 건물 상층 까지도 둘러 볼 수 있었다.

육이오 사변의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노동당사가 주고 있는 시대적 아픔에 공감 할 것이다.

처음 이곳에 서보고 열린음악회를 여기서 해보는것은 어떨까 싶었는데,

잊고 있던 그 생각을 서태지는 자기 뮤직비디오에 등장을 시켜 깜짝 놀랐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하지 못했던 발해의 비를 세운 일. 서태지는 그렇게 나를 세번 깜짝 놀라게 했다.

 

 

3번국도의 시작과 끝. 여기서 부산 까지 국도가 이어진다.

더이상 갈 수 없는 곳.

 

북쪽 민통선을 마주하면 일기 불순으로 섬에 갖혔던 고립감과도 또 다른 막막함이 가슴을 억누른다.

 

십수년 전 오프로드로 이어진 길을 검문을 받으며 북으로 북으로 오르다가,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헌병의 제지를 받은 최초의 기억이 1,999년.

그 뒤 고성을 통해 금강산 투어가 연속 이년 이어지고, 한 방송에 나가 다음 목표는 개마고원 오프로드 투어라고 자신만만하게 인터뷰 할 때가 있었는데, 상황은 그때 보다도 못하고... 여전히 휴전선은 한반도의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