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AIN/맛따라멋따라

강릉 보헤미안의 비엔나커피.

오체투지해무 2015. 3. 30. 00:20

 

팔십년대 초반 대학생들이 드나드는 카페에는 두종류의 커피가 있었다.

그냥 커피와 비엔나커피.

커피는 오직 맥스웰 가루커피 그나마 변두리 다방에서 묻지도 않고 설탕 프림이 타 나왔고, 설탕을 안넣거나 프림 양을 조정하면 성격 까다로운 사람으로 취급 받고는 했다.

그랬던 것이 구십년대 들어서면서 손님들에게 설탕과 프림을 선택해 양을 물어보는 기호의 존중을 받게 됐다.

 

내 기억으로 종각의 썸씽이나 볼카노 숲속의 빈터 글로리아 같은 이름난 카페에서나 맛 볼 수 있는 비엔나커피 한잔의 값은 오백원. 그냥 커피는 삼백원. 값을 치루고 반나절을 죽때리며 성냥쌓기나 참새시리즈를 주절 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당시 비엔나 커피에 올려진 크림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퍼머스트아이스크림 위에 시나몬 가루가 뿌려진 것이었는데... 요즘에야 그것이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생크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어느곳은 아이스크림이 얹어 나오는 곳도 있어 비엔나커피는 아이스크림이 얹어 나오는 커피인지 삼십년이 넘게 알고 있었다.

 

야산 후미진 곳. 일부러가 아니면 찾아 갈 수 없는 강릉 보헤미안에서 비엔나 커피를 앞에 두고 젊은날 잉여의 시간과 함께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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