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Twinkle/음악

경춘가도와 호세 까레라스

오체투지해무 2013. 7. 22. 08:45

 

 

3테너가 한창 유행하던 구십년대 초 성악을 유넌히 좋아하시던 아버지는 파바로티 앤 프랜드를 출퇴근길이나 주말 가족 나들이길에 귀에 못이 박히게 들려주셨다.

듣던 중 파바로티나 도밍고의 음성은 가성이라는데 동감이 가지만 그자리에 까레라스가 끼인것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까레라스의 음반을 듣고 계신 아버지에게 3테너 대열에 까래라스를 끼워준건 도밍고와 파바로티와의 친분관계 때문이 아니냐 둘에 비해 성량도 기교도 음색도 비교...가 안되는것 같다고 여쭸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성량이 떨어지고 음색 또한 특이한것이 아니지만 여린 가운데 소리의 깊이와 유려한 음색이 있다는 설명이시다. 난 동감 할 수 없었다.

하루는 보라매공원을 9시에 출발 춘천에 여친과 드라이브를 갔는데 청평 팔각정에 못미쳤는데 2시가 넘었다. 이차선 확장 전 경춘가도 주말 교통은 최악이었던것을 모른것이다.

점심도 못먹고 목도 마르고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 할 수는 없고 밀려밀려 가는 중에 차량 내 음반테이프도 호세 까레라스 아버님이 한참 들으시던 독창앨범 하나였다. 여친과 대화도 끊어지고 할수없이 테이프를 들으며 운전해야만 했다.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른 짜중을 여친은 누구러 트리며 내게 쏟아 붓고 있었나 보다. 나는 나도 모르게 까레라스의 목소리에 빠져 들었고 그제서야 아버지의 까래라스에 대한 평가애 대해 3테너에 덩덩히 서 있는 호세 까레라스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운전 중에 여친과 대화 중에 자꾸 빠져 들게 하는 음색... 여친은 화가 머리 끝까지나 급기야 소리를 지르는데도 알아채지못할 정도로 노래에 자꾸 빠져 들었다. 그게 여친을 더 화가 나게 했고 청평 팔각정에서 차를 돌려 신대방동 여친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경춘가도 귀경길 도저히 지치고 배고파 구리 못미쳐 허름한 식당에서 그날의 첫식사를 했는데 허기에도 불구하고 밥알은 입안에서 굴러다니고 반찬은 차마 넘길수가 없이 최악이었다. 여친의 집에 바래다 주기까지 13시간은 이제까지 데이트 중 최악이었다.

여친을 집에 내려다 주고 집으로 가는 길. 차안에서 들은 호세 까레라스 앨범은 하루 종일 쌓인 여독을 풀어주는데 오히려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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