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우드 영화를 보면 3편에 1편 중 이런 대목이 상영 중 나온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무엇부터 듣고 싶냐고 묻는 장면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두가지 소식 중 좋은 소식은 나중에 들려주기로 하겠다.
구정 지나 약 2주간 지독하게도 우울증에 빠졌었다.
몸무게를 달아보니 7kg 가까이 빠졌다.
어느 글에서인가 몸무게가 순식간에 빠질 정도로 심한 우울증이라면 정신과 상담의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내 얘기를 들어 줄 주변에 친구들을 찾았다.
먹고 살기 바쁜 세월. 개털인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 줄 만한 친구는 없을거라 생각했다.
정신과 상담의를 찾을 만큼 돈도 없고, 무엇보다 사람이 그리웠다.
전화 연결되는 친구에게 만나자고 했다.
어디부터 얘기를 꺼낼까, 섣불리 얘기를 꺼냈다가는 보기좋게 일장 연설 훈계를 들어야 하고,
잘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
몸무게 빠진것 부터 얘기했다.
등산 좋아하고, 웃긴 소리 잘하는 내가 우울증일리가 없다는 거다.
솔직히 얘기했다. 마음 둘 곳이 없고, 정 붙일 곳이 없으니 갈 곳은 한 군데 밖에 보이지 않더라고...
사실 이런 얘기를 할 만큼 됐을 때는 바닥을 쳤을 때다.
수면 위로 올라와 세상 공기를 마시고 싶어 발버둥을 치고 있다는 거다.
시름을 잊을 만큼 술을 마셨고, 친구의 위로가 위안이 되어 주었다.
그렇다고 내 세상살이가 바뀐것은 없다.
좋은 소식은 키에 비해 과체중이라고 하는 내 평상시 몸무게 가까이 돌아왔고,
가족들과 얘기도 건넨다는 거다.
길거리를 나서도 마치 영화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지워졌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나와 같은 우울증상은 지속적으로 찾아 올 수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현실의 문제들이 하나도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일때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친구들을 만나 희희락락 즐거운 얘기, 잘나가던 시절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세상이 훤해진다.
하루종일 울리지 않는 모바일폰에 동문회에 나오라고 문자도 오고,
안부를 묻는 전화도 온다.
죽겠다는 소리도 못할 만큼 무기력감에 휘둘리다 술잔을 나누는 친구 덕분에 이제 좀 살만하다.
근 한달간 내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소식이다.
그래도 친구 덕분에 살만하다는 얘기가 내 입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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