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사진관/photopoem

어란진에서

오체투지해무 2008. 12. 30. 05:44

어란진에서                  
                                                                곽재구

   바람처럼 이곳 바다에 섰네
   어깨너머로 본 삶은 늘 어둡고 막막하여
   쓸쓸한 한 마리 뿔고등처림
   세상의 개펄에서 포복했었네
   사랑이여, 정신없는 갯병처림
   한 죽음이 또 한 죽음을 불러일으키고
   더러는 바라볼 슬픔마저 차라리 아득하여
   조용히 웃네
   봄가뭄 속에 별 하나 뜨고
   별 속에 바람 하나 불고
   산수유 꽃망울 황토 언덕을 절며 적시느니

 

 

 

 

2004년 11월 해남 어란진 방파제에서 달마산을 보다

 

'오래된사진관 > photo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해 겨울  (0) 2008.12.30
바닷가에 대하여  (0) 2008.12.30
제비꽃에 대하여  (0) 2008.12.30
달에게  (0) 2008.12.27
흐느끼는 섹스  (0) 2008.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