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구미와 파로호 트래킹을 마치고 다음날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가기 위해 가까운 인제 기린면의 R게스트하우스에 숙박을 정했다.
인제 내린천 계곡의 많은 민박집 중에서도 이곳을 정한 이유는 하추리계곡이 인근 내린천계곡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계곡미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어서 이다. 기대한 바와 같이 계곡을 들고 나는 길 구비마다 계곡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동승한 news mt-club 클럽인들은 탄성을 자아내는데 아낌이 없다.
이곳에서 뜻밖의 행운을 얻게 됐다.
게스트하우스의 사랑채 같은 곳. 카페와 식당을 겸하고 있는 라운지에서 저녁을 겸한 국선배 생일 축하 바베큐 준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근 모터 서킷인 인제 스피디움에서 레프리카 레이싱 스쿨 교육생인듯한 젊은이가 라운지 한 테이블에서 서가에 있던 잡지를 읽다가
''이 책 1999년 9월호 아냐''
하는 얘기가 들려왔다.
책을 보는 젊은이에게 양해를 구해 책 내용을 살펴봤다.
내 짐작이 맞았다. 한국의 오프로드 ''오체투지'' 연재와 함께 인터뷰 기사가 4페이지에 걸쳐 게제된 바로 그 월간 ''모터바이크''
일행에게 기사를 보여주자 옆에서 잡지를 보고 있던 레이싱 교육생들과 게스트하우스 사장이 신기한 일이라며 환호와 함께 인삿말을 건넨다.
십육년 전 강산이 한번 반 변한 시절이 지나, 그때를 기억하던 관계자들의 뇌리에서도 잊혀졌을텐데, 게스트하우스 서가에 꽂혀 있던 잡지 한권의 인터뷰 기사로 미래 레이싱꿈나무들에게 환대를 받는 극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십육년이 지났지만 갓 나온 월간지 처럼 보존상태가 양호한 이유는 게스트하우스 사장의 바이크 사랑이 지극한 덕이기도 하다.
Hello yellow blick road 란 부제로 '' 한국의 오프로드 오체투지'' 첫회로 오프로드사관학교 교장인 경기도 북부 일대 실타래 같이 얽힌 오프로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며 독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때 오프로드에 푹 빠져 그 먼 오지 산간마을을 제집 드나들던 그곳 하추리계곡에서 열정 하나로 살아가던 젊은날의 나를 만난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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