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걸어서 건너보기 제 1탄]
광진교 교각에서 한강 굽어보기.
올해 처럼 별스러운 날씨를 보이는 해도 없었던 듯 하다. 백년만에 추운 봄을 맞더니, 그 어느해보다 더 무덥고 습한 여름에 비오지 않은 날이 없다. 한여름의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뭉게구름을 본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태풍 ' 곤파스 ' 가 한반도를 가로질러 엄청난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와는 달리, 올 여름 들어 가장 여름다웠던 이틀이었다.
산으로 가던, 바다로 가던 어디론가 갔어야 했지만, 현실은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하얀구름을 보는것으로 만족.
힘 안들이고, 시간 안들이고 찾을 수 있는 곳은 서울의 한강이 제격이다. 혹시 한강의 다리를 걸어서 건너 본 적이 있는가? 서울 수도권에서 살면서 차량 혹은 지하철을 이용해 숱하게 한강을 넘어 다녔지만, 걸어서 넘은 기억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한강은 서울 시민, 수도권주민의 곁에 있지만, 한강을 느끼고 기억하는 것은 많지 않은 일이다.
본인의 유년 기억 속에 있는 한강이라면 4~5살 시절 식모누나의 손을 잡고 전차를 타고 뚝섬을 나가 한강을 바라봤던 기억이 최초의 것이다. 집에서는 식모누나가 나를 유괴해 나갔다고 난리가 났었고, 집안이 발칵 뒤집혔었다. 유년의 기억이지만 그런 식모누나를 감싸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아직도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무척 큰 사건이었던 듯 하다.
그 이후 고교 1년 재학시절, 여의도에서 무슨 안보다짐대회를 연다고, 초중고대학생을 여의도로 집결 시킨적이 있다. 길은 광화문 일대부터 막히고, 이윽고 아현동 고개에서 버스를 내려, 여의도 까지 걸어 가서 출석을 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던 비슷한 또래라면 그 난리통 같은 사건이 기억 날것이다.
이렇듯 한강을 걸어서 건넜던 횟수는 한손가락에 꼽을 정도고 그 때마다 기억은 새록새록하여 멋진 한 장면을 연출해준다.
혼자서 본 영화가 감명 깊듯, 혼자서 건넌 한강 다리의 기억은 오래 갈 듯 하여 길을 나섰다. 그 첫번째 목적지는 광진교. 천호대교를 건너면서 내려다 본 광진교는 노후되서 상판을 철거 중이었던 듯, 그 끊어진 광진교의 첨단에 서보고 싶다는 강한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 시키지 못했다. 끊어진 다리의 상판에서 한강을 굽어 보는 기분은 어떠 할까?
차들이 쌩쌩 달리는 한강을 혼자서 걸어서 건넌다는 것은 참 낯설은 경험이다. 그 의미가 어찌 되었던 듯, 뭔가 비루함을 감추어야 할 것을 드러내고 만것 같은 시선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저런 이유로 첫번째로 찾은 다리가 광진교가 되었다.
한강을 건너는 다리의 갯수를 알 수 없지만 교량 위에 세워진 카페의 갯수는 9개소로, 광진교, 잠실대교, 한남대교, 동작대교(상류,하류) 한강대교, 양화대교(상류, 하류)에 세워져 있다. 그중 이번에 찾은 장소는 드라마 ' 아이리스'의 촬영지이기 이전에 교량 슬래브 하단에 매달리듯 떠 있는 리버뷰 8번가가 있는 광진교를 찾았다.
먼저 광진교의 교량 형식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아래와 같다.
물론 토목 전문용어들로 되어 있어 각 용어들의 대한 개념을 설명 하는데도 한참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래 사진을 보면서 대충 이런 형식을 지칭하는 용어이구나 정도만 알아도 되겠다. 궁금하다면 검색엔진을 활용해 볼 것.
-상부 Steel Box Girder, Steel Plate Girder, RC Rahmen
-하부 말뚝기초, 우물통기초
교량의 길이는 1,056m, 왕복 2차선이며, 버스 정류장이 있던가?
천호대교 한강 북단의 강변도로와 이어주는 램프구간 넘어 심란해 보이는 올림픽대교의 조형물.
천호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행하는 도로 우측에 자리한 카페.
계단을 통해 내려서며 굽어 본 한강의 고도감이 짜릿하다.
드라마를 통 보지 않는 탓에 아이리스의 기억이 도통 없다.
이날 약 40여분을 머물면서, 일본인 중장년 여성의 집단을 두팀이나 볼 수 있었다.
일본의 여자들은 왜 자기네들 남자를 버리고 이곳 까지 와서,
한류스타의 흔적을 찾아 방황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우물통 기초 위에 라아멘 교각, 그 위에 스틸거더, 그 위에 아스팔트 살펴보면 재미있다.
9개의 한강 교량의 카페 중 가장 특색있다고 할 수 있는 이유.
상판에 사진과 같은 철구조물로 공중에 메달린 형식의 카페구조.
그랜드 캐년이나 시드니의 스카이 워커 만큼은 아니지만,
유리 위로 발을 내딛는 순간 고도감에 아찔해진다.
국내 보다 아시아의 중장년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남자 한류스타들의 캐리커쳐.
좀 웃긴다.
드라마'아이리스' 의 촬영 실사장면을 전면에 전시했다.
한강의 바람은 시원하고, 공중에 떠있는 계단을 걷는 재미는 짜릿하고 상쾌하다.
리버뷰8번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주말에 열리는 공연 안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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