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길음동.
몇달을 벼르고 벼르던 길음동 재개발지구의 골목길을 누볐다.
보름만에 잡아 보는 묵직한 카메라.
유난히도 점집과 여관, 여인숙이 많은 골목.
가슴이 꽉 막히는 낙서 한줄을 봤다.
" 누나 빨리 안와."
이 아이에게는 불러 볼 엄마도 없었나 보다.
엄마 생각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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