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구석구석/서 울

백만년 만의 명동 나들이, 그리고 인사동.

오체투지해무 2011. 3. 4. 18:47

 

언제부터인가 명동 거리의 랜드마크가 된 로이드 시계점.

노점상들로 부적되던 명동이 어딘지 낯설다.

 

 

 

명동교자 칼국수의 일층, 이층 각각 기다리는 줄.

점심시간을 넘겼는데도 밀려드는 손님이 식당 밖까지 이어진다.

그들 중 1/3은 일본인 관광객.

 

 

 

비빔국수도 있고, 찐만두도 있지만... 칼국수 만 못하다.

한 그릇에 8,000원이란 가격이 의아 스럽지만,

대한민국에서 이만한 맛을 내는 칼국수는 이 집 한 곳 뿐이다.

특히 같이 내오는 마늘맛 강한 겉절이 또한 중독성이 강하다.

 

 

 

사리와 고명 추가는 필수, 추가 금액은 받지 않는다.

 

 

 

60년대 필 지대로~

 

 

 

 

같이 슬퍼하고, 같이 힘들어 하시는 예수 성심상

" 굽어 살피어 주시옵소서."

 

 

 

명동 성당 안 목제 의자에 앉아 있으면,

지 잘살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아도, 몸도 마음도 깨끗하고 맑아지고 경건해진다.

 

 

 

 

 

 

 

명동성당 외벽의 벽돌 보수공사를 한창 할 때 와보고 얼마만인지...

 

 

 

 

 

 

명동성당 내 성물판매점.

 

 

중,고교시절 명동 Y 옆골목은 주로 영화 스틸 사진을 큰 액자로 걸어놓고 파는 노점상이 즐비했다.

이른바 판넬골목.

사진 속 올리비아 핫시와 이소룡, easy rider의 스틸 컷을 보면서 가슴 설레했던 기억이 어슴프레하다.

 

 

서울에서 가장 높았던 삼일빌딩.

 

 

영화 '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기 위해 찾은 서울극장에서 바라본 종로 일대.

원작의 감동을 거의 100%로 살린 감명 깊은 영화다.

 

 

 

 서울극장에 과한 추억 하나

영웅본색 이후 중국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와호장룡과 영웅을 비디오로 빌려보고, 왜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을까 두고 두고 후회를 한다.

영화를 보러 언제 갔지? 

어느 비오는 날 극장가를 서성이다 술만 마시고 온 뒤로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가 찿은 적은 없는 듯 하다.

혼자보는 영화, 멋적어서가 아니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들어 온 뒤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눌 사람이 없는 허전함 때문이다. 

이십년 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라는 영화에 삽입된 음악이 괜찮다는 평을 듣고 기아 농구단에서 연일 합숙훈련을 하다 외박 나온 친구와 서울극장을 찾은 적이 있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추색완연한 뉴욕의 거리가 화면 가득이 나오는 엔딩에 이르러 이 영화는 남자와 볼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극장 천장에 불이 들어오자 주변은  온통 쌍쌍이지 않은 사람이 없다.

 

'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얼굴을 붉히며 복잡한 계단을  친구와 일행이 아닌 듯, 멀직히 떨어져 나왔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두렵다는 말을 친구와 나누는 순간, 누군가 내이름을 부르며 아는 체를 한다. 

공군파이럿으로 있는 고교동창 친구의  목소리. 부인과 함께 해리샐리를 보고 나오다 나를 보게 된것이다.

상시 비상대기를 해야 하는 파일럿이라 서울에서 보기 힘든 친구를 종로거리에서 만난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윽고 친구부부는 나에게 시선을 거두고 내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 혼자서 왔어?"
" 어, 아니 저기 말야."
" 너하고 둘이서 보러 온거야. 에라이..."


 

이십년이 지난 일이라 웃고 넘기는 추억이 되었지만, 이 소문은 동창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고,

거기에 충격을 받은 친구는 결혼할 여자 찾기에 적극 나서게 되어 지금의 부인을 만나게 되었다.

이 사건 이후 동성친구와 단 한번도 영화를 보러 가지 않았다.

 

--------- 이 글을 쓴지도 벌써 수년 전이다.

 

토포하우스 김성태작가의 "법정스님 죽비소리"사진전에서...

법정스님의 오른손 뒷짐진 사진이 유독 마음을 끈다.

 

 

 

명동에서의 미팅 시간을 기다리며 둘러본 인사아트센터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