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등등/世上萬思
아버지의 정원
오체투지해무
2015. 11. 9. 19:30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매일 가꾸는 아버지의 정원.
어디서 날아왔는지 느니타무가 화분에서 자라 십수년의 세월 동안 저만큼 자랐다. 그 옆의 화분은 도토리를 재미 삼아 심었었는데 도토리에서 가지가 나오고 뿌리가 나오고 마치 꼬깔 처럼 도토리껍질을 쓰고 있더니 손으로 벗겨 주자 저렇게 자랐다.
올 여름 중반. 화분의 두그루 나무가 비슷하세 잎이 누렇게 변색되더니 낙엽이 지고 말았다. 걱정하시던 어머니는 병에 걸린것 같다고 낙엽이 진 가지들을 몽땅 잘라주라고 하셨는데 그냥 나두고 있었다. 낙엽이 다 지고 죽어 가는 줄 만 알았던 가지에서 새순이 올라오고 봄에 볼 수 있는 여린 잎이 피어나더니 한창 때의 푸른잎을 볼 수 있었다.
발코니의 기온이 따스해서 일찍 잎이 나오더니 그 잎에도 주기가 있는지 일조량도 한참 좋고 날도 뜨거운데도 스스로 잎을 떨구고 있다 가을이 오기 전 새잎이 올라온 것이다.
아버지의 정성으로 가꿔지던 발코니 정원 물을 주는 것 외에는 돌보지 않아 생명이 다한지 알고 심통해 했는데... 다행이다.
아직도 여린 잎인데 한쪽 가지에서는 벌써 황화현상이 일어나 낙엽이 지고 있다.
아버지는 어디에 계신걸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